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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ADHD, '중2병'이려니 치료중단했다간 큰코다친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경고

치료율 13.5%…소아의 절반 수준

학교 부적응·품행장애 위험 높아

▶생애주기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유병률▶생애주기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유병률



청소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의 치료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소아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중단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해 지난 2013~2017년 청소년 ADHD 환자의 평균 치료율이 7.6%로 소아 치료율(14.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5일 밝혔다.

ADHD 잠재환자 대비 실제 치료율은 학회가 ‘ADHD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인 2015년 소아(5~14세) 11.1%, 청소년(15~19세) 6.2%, 성인(20~65세) 0.3%에서 지난해 각각 23.3%, 13.5%, 0.7%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청소년 치료율은 여전히 소아의 절반 수준을 맴돌았다.


학회는 “ADHD로 진단 받은 소아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이 가운데 50~65%(소아 환자의 35~45%) 이상은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된다”며 “하지만 ADHD 증상이 소아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거나 ADHD 증상을 사춘기나 ‘중2병’ 행동 등으로 여겨 치료를 중단하고 방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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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청소년기에 접어들수록 과잉행동이 점차 줄어들지만 앉아서 꼼지락거리거나 정리를 잘 하지 못하는 등 주의력 결핍, 충동성 등의 증상은 지속된다. 집중력 장애로 인한 성적 저하, 학교 부적응, 불안정한 친구 관계, 잦은 우울감 등이 주된 양상이다. 원만하지 못한 학교생활과 친구관계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위험한 행동을 일삼는 등 비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서울소년원 내 청소년 ADHD 유병률(200명 설문조사)은 17%로 일반 청소년의 유병률(4~8%)2~4배를 웃돌았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기에 ADHD 치료를 중단하고 증상을 방치하면 알코올·품행장애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학회 대외협력이사)는 “서울시 청소년을 조사해보니 ADHD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적대적반항장애 유병률이 4.7배(34.9%대 7.4%), 불안장애 2.4배(19.5%대 8.3%), 품행장애 23.3배(2.6%대 0.1%), 우울장애 3.4배(2.4%대 0.7%)나 됐다”며 “청소년 환자 치료를 방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석 학회 이사장(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ADHD는 소아에서 성인까지 생애주기에 걸쳐 이어지는 신경정신질환이므로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청소년기는 인격과 관계가 형성되는 민감한 시기이므로 주의 깊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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