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잡자"…'복제약 대전' 2R 불붙는다

로슈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 등

톱10 중 4개 내년까지 빗장 풀려

암젠·화이자 다국적제약사 군침

글로벌 제약산업 판도변화 전망

0615A17 특허 만료 앞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연간 매출이 7억 달러를 넘나드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미국·유럽 특허가 올 하반기부터 속속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전쟁’의 2라운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주도했던 과거와는 달리 암젠·화이자·베링거잉겔하임 등 다국적 기업들도 대거 참전하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글로벌 제약산업 지형도를 뒤바꿔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10위권에 드는 바이오의약품 중 4개가 올 하반기와 내년 미국 또는 유럽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한 다국적 거대 기업들도 특허 만료 시기에 발맞춰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여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바이오의약품은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미국명 리툭산)’가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만 78억달러(8억2,000억원)에 이르는 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유럽 특허가 이미 만료됐고 오는 12월 미국 물질특허도 만료될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노바티스의 자회사 산도즈가 개발 경쟁에서 제일 앞서 현재 유럽에서는 이미 출시를 시작했고 미국 보건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합작사 아키젠과 다국적 기업 화이자도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며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이 20조원에 육박한 글로벌 1위 의약품 ‘휴미라’ 역시 올 하반기부터 유럽 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국 특허가 2016년 만료될 예정이었던 휴미라는 압도적인 매출액만큼이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 현재 5곳이 넘는 기업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암젠과 베링거잉겔하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이미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오리지널 약을 만든 애브비의 철벽같은 특허 방어 탓에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애브비와 암젠의 특허 소송이 지난해 8월 매듭지어져 유럽은 올 10월, 미국은 2023년 1월 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하반기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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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과 대장암 등 항암 바이오의약품 ‘아바스틴’도 내년부터 미국 특허가 풀린다. 유럽 특허가 이미 만료된 허셉틴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이미 시판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했으며 밀란·암젠·화이자도 미국·유럽 시장을 겨냥해 출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바스틴은 암젠·엘러간이 유럽·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가장 앞서 가는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링거잉겔하임, 셀트리온 등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이미 미국·유럽 특허가 끝났지만 기술력 문제로 복제약이 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항암보조제(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뉴라스타’ 역시 올 하반기 첫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는 점차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 선점 경쟁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산업 전반이 성장하기 위한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유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인식이나 인지도 모두가 낮은 편이라 시장 확대가 더딘 상황”이라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미국 내에서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쟁에 뛰어들면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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