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요동쳤다. 잠정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인데다 미국·중국 관세 전쟁을 다소 비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전일보다 5.24% 급등한 246만9,000원까지 오른 후 상승폭이 좁아지면서 3.88% 상승한 243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한때 3.48% 오른 후 3.11%까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8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기관투자가가 삼성전자 1,454억원, SK하이닉스를 63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두 코스피 대장주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6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나 펀더멘털은 변한 것이 없는데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왔다”며 “실적 발표에 앞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1일 종가 기준 286만1,000원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18% 하락한 상태다.
미중 양국의 관세전쟁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를 북돋았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중국산 품목 1,300개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시안과 우시 공장에서 낸드플래시와 D램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7.09% 성장한 14조5,5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 초 전망치(15조3,643억원)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이제는 2·4분기 다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 행진을 기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2·4분기,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조4,622억원, 16조3,494억원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7,882억원, 4조3,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3%, 77.4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도 당초 우려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삼성전자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산량 성장률(비트그로스)이 20%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