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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의 神' 호날두

호날두 페널티킥, 챔스 120번째·11경기 연속골로 레알 4강 이끌어

강력 항의 부폰 마지막 경기서 퇴장…뮌헨, 세비야 잡고 준결승 진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2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강 진출을 결정짓는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마드리드=EPA연합뉴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2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4강 진출을 결정짓는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마드리드=EPA연합뉴스



정규시간 90분에서 7분이나 지난 시각. 못 넣으면 그대로 연장전. 상대 화력은 절정으로 치달은 부담스러운 상황. 아무리 성공 확률이 높은 페널티킥이라지만 긴장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는 거침없었다. 속임 동작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그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마치 투수의 강속구처럼 오른쪽 위 모서리에 꽂혔다. 골키퍼가 같은 방향으로 몸을 던져봤지만 이미 늦었다. 경기 끝. 레알 마드리드는 8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축구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호날두의 이날 페널티킥 성공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기록을 포함해 통산 103번째다. 이사이 실패는 19차례, 마지막 실패는 지난해 11월 스페인 정규리그 말라가전이었다. 페널티킥 성공률은 84.4%. 굳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비교하자면 메시는 77.2%(78/101)다.


12일(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스 8강 2차전. 레알은 경기 시작 76초 만에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 37분 만주키치에게 추가 골을 허용하는 등 크게 흔들렸다. 한 골만 더 내주면 1차전 원정 3대0 대승도 소용없어지는 상황. 후반 15분 골키퍼의 실수가 빌미가 돼 블레이즈 마투이디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한 뒤로 몰리는 쪽은 오히려 레알이었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수비의 핵 세르히오 라모스가 그리울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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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연장을 생각할 93분. 호날두가 나섰다. 공격 진영에서 토니 크로스가 띄워준 공을 문전 오른쪽으로 침투하며 헤딩으로 떨어뜨린 것. 가운데로 달려들던 루카스 바스케스에게 정확하게 전달됐고 다급해진 유벤투스 수비는 뒤에서 밀치는 반칙을 범했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페널티킥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의 과정에서 오히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퇴장당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긴급 투입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레알은 1대3으로 졌지만 합계 4대3으로 4강에 올랐다. 스페인 정규리그 4위에 머물고 있는 레알은 챔스 3연패 희망을 부풀렸다.

8강 1차전에서 역사에 남을 타점 높은 오버헤드킥 득점 등 2골 1도움을 올렸던 호날두는 이날도 앞선 수비를 부끄럽게 만드는 높은 점프로 결정적인 헤딩 연결을 만들어냈다. 라이벌 메시가 전날 3년 연속 챔스 4강 진출 좌절을 겪은 터라 호날두의 활약은 더 돋보였다. 호날두는 챔스 통산 150번째 출전 경기에서 120번째 골을 넣으며 올 시즌 챔스 득점을 15골(1위)로 늘렸다. 챔스 단일 시즌 최다골 1~3위가 모두 호날두다. 2013-2014시즌 17골, 2015-2016시즌 16골, 올 시즌 15골 순. 4강에서 자신의 1위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호날두는 레알과 대표팀 경기를 통틀어 최근 14경기 27골로 골 감각에 불이 붙었다.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종료 직전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종료 직전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


유벤투스는 유럽대항전 사상 레알 원정에서 세 번 이긴 유일한 팀이 됐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전설의 거미손 부폰은 올 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터라 이대로면 경기 중 퇴장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게 된다. 부폰은 “심판이 양심도 없다”며 격분했다. 안드레아 아녤리 유벤투스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챔스에도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 이탈리아 구단들은 심판 판정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8강 홈 2차전에서 세비야와 득점 없이 비겼지만 1차전 2대1 승리 덕에 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챔스 4강은 레알(스페인)·뮌헨(독일)·리버풀(잉글랜드)·AS로마(이탈리아)로 압축됐다. 유럽 4대 빅리그에서 한 팀씩이 살아남는 ‘황금배분’은 챔스 사상 처음이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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