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는 정신이상자, 마피아 보스”··연일 쏟아지는 트럼프 폭로 회고록

지난해 서점가 휩쓴 ‘화염과 분노’ 이어

코미 전 FBI 국장 ‘더 높은 충성심’ 출간 앞둬

출간 전 베스트셀러 1위 올라 높은 관심 반영

"트럼프, 음란파티 등 X파일에만 집착" 비판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AFP연합뉴스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AFP연합뉴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하며 미국 본토에 파란을 일으킨 저서 ‘화염과 분노’에 이어 또 하나의 책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바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수사하다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쓴 회고록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일제히 보도한 이 책의 요약본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안적 사실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는 파괴적 인물, 곧 마피아 보스로 묘사했다.

코미 전 국장은 그는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unethical), 진실이나 전통적 가치에는 개의치 않았다(untethered)”면서 “그의 리더십은 거래와 같고, 독단적이며, 개인적 충성심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타고난 거짓말쟁이’, ‘인간적인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으로 그린 부분도 나온다. 지난해 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보고를 받으면서 자신이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같이 있었다는 소위 ‘음란파티’ 소문을 언급하면서 “내가 매춘부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처럼 보이느냐”고 요지로 강력히 부인하는 부분도 책에 등장한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 후에도 최소 4차례나 자신에게 음란파티 문제를 말하는 등 ‘X파일’에 집착했으며, 나중에는 FBI의 수사로 이것이 거짓임을 입증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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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러시아 매춘 여성들이 호텔 방 침대에 소변을 보게 했다는 이른바 ‘골든 샤워링’ 논란에 대해서는 “부인 멜라니아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1%라도 생각할까 봐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라며 “나는 결벽증이 있다. 옆 사람들이 서로 소변이나 보도록 절대 놔두질 않는다”라며 펄쩍 뛰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EPA연합뉴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성 맹세’ 사건도 언급했다. 지난해 1월 27일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단둘이 만찬을 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FBI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으로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기간 자신의 대선팀과 러시아 유착 의혹을 조사하며 자신의 목줄을 죄어오던 코미 당시 국장을 해임했다. 코미 전 국장은 “무언의 동의, 모든 것을 완전히 장악한 보스, 충성맹세, ‘우리 대(對) 그들’로 세상을 보는 시각, 충성으로 포장된 거짓말의 난무는 조직을 도덕성이나 진실 위에 올려놓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을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이상설을 제기한 회고록 ‘화염과 분노’/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이상설을 제기한 회고록 ‘화염과 분노’/EPA연합뉴스


코미 전 국장의 책은 지난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든 회고록 ‘화염과 분노’ 못지않은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의 책은 출간도 되기 전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염과 분노’의 저자인 마이클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그룹의 내막을 폭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이상설을 주장했고 이 책은 출간 이후 열흘도 안 돼 38만부가량이 팔렸다. 마이클 울프가 벌어들인 인세만 한화로 80억원이 훌쩍 넘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이클 울프는 미국 CNN, 영국 B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인들은 100% 그의 지능과 대통령 자격을 의심하고 있으며 그를 어린아이 같다고 평가한다”며 “이 책에 실린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들과 러시아 측 인사 간 회동을 ‘반역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담아 판매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또 대선 승리에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당황했다는 목격담과 딸 이방카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려는 야심을 가졌다는 내용 등 트럼프 일가의 백악관 생활도 폭로했다. 자신에 대한 정신이상설이 불거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두 가지 자산은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라며 ‘안정된 천재’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남겼고 지난 1월 건강검진을 받으며 자신의 건강을 입증하려 노력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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