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다가 이상하다.
3∼4월에 한참 잡혀야 할 젓새우(춘젓)는 보이지 않고 제철을 앞둔 꽃게는 어획 부진으로 값이 오를 대로 올라 ‘금값’이 됐다. 국내 최대 젓새우 위판장 중 하나인 전남 신안수협 북부지점은 요즘 어민들의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위판장에는 값을 잘 받을 수 있는 춘젓 대신 하품 새우젓(돗대기)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올해 3월초 시작된 신안수협 춘젓 위판량은 19일 현재 60드럼(드럼당 200~250㎏) 정도다. 어획이 시원치 않을 때도 이맘때쯤이면 300드럼 이상은 됐는데 올해는 ‘최악의 흉어’라고 중매인들은 혀를 내두른다. 이 탓에 춘젓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1드럼 가격이 430만원으로 예년(100만∼200만원)보다 최고 3배 이상 비싸다.
다음 달 초 끝날 춘젓 어황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남희현 신안수협 북부지점장은 “참새우 어획이 부진해 일부 어민은 조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어종을 잡기 위해 먼바다까지 나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어획 부진으로 신안, 영광 일대에서 새우를 잡고 있는 어선 300여 척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어종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해역 꽃게잡이도 비상이다. 어민들은 3월부터 한참 잡혀야 할 꽃게가 잡히지 않아 두 달 정도 빈 통발만 걷어 올렸다고 한다. 예년 하루 평균 400∼500t 잡혔지만, 최근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온이 조금씩 오르면서 꽃게잡이는 점차 어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오른 가격은 아직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진도군수협 서망사업소 경매가는 ㎏당 4만원 정도로 평년(2만 5,000원)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진도수협 관계자는 “지난겨울 이상 한파 영향으로 꽃게 주 어장인 수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아져 꽃게 유생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어획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