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조정 장세에서 셀트리온 그룹주의 둘째와 막내의 위치가 바뀌었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셀트리온제약(068760) 주가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불분명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거래일 대비 0.93%(800원) 오른 8만 6,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8만 4,000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처음으로 8만 5,000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 반면 이날 셀트리온제약은 전거래일 대비 4.9%(4,000원) 오른 8만 5,6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장중에는 8만 7,700원까지 오르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제약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를 넘어선 것은 두 회사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초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발표되는 등 최근 시장의 부정적 평가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20일 현대차투자증권은 북미 제약시장의 경쟁 가속화로 셀트리온 주력제품 파이프라인 가치가 하향 조정 됐다며 목표주가를 14만 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이후 국내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램시마·인플렉트라·트룩시마 등 셀트리온 주력제품의 유럽 출시를 고려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면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추천했다. 실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지난 1월 12일 기록한 최고가(16만 4,000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헬스케어보다 상황이 낫지만 적정 주가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여전히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셀트리온제약은 20일 기준 종가가 8만 5,600원으로 지난 1월 15일 기록한 최고가(11만 4,600원) 대비 25%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셀트리온 그룹에서 합성의약품 개발 및 제조를 담당한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기업분석 리포트가 발표된 적이 없다. 한 증권사의 바이오 전문 연구원은 “적정 가치에 대해서 정량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적이 없는 바이오 기업들은 셀트리온제약 외에도 많다”며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바이오 기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