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보기술(IT) 현황을 보면 400만여명이 아리랑이나 진달래 등의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나 북한 이외 지역과의 접촉은 차단돼 있다. 감시용 소프트웨어(SW)가 내장돼 있고 스마트폰 정보를 빼내려고 하면 파일이 사라지도록 설계돼 있다.
인터넷은 외부로부터 차단된 ‘광명’이라는 내부망을 쓴다. 대학교나 과학기술연구기관에서 연구용으로 접근을 많이 해서인지 지난해 북한에서 ‘구글’이 검색엔진 사용률 1위를 기록했다. 길 안내를 위한 내비게이션 앱(평양안내 1.0)도 나와 도로교통과 여러 기관, 상점, 뉴스와 생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 2015년에는 북한 최초의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옥류’가 개설돼 생활용품이나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붉은 별(Red Star)’이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해 경우에 따라 당국이 개인의 사용 내역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대신 페이스북을 본 딴 유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다.
다만 북한 주민들과 달리 현지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외부세계와 e메일과 카톡·위챗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 이종림 과학전문 프리랜서는 “북한의 젊은 층은 스마트폰으로 ‘고구려전장’ 등 전쟁게임도 즐긴다”며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USB로 영화·뉴스 등을 보면 추적된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보면 국가과학원 지능정보연구소가 원격영상회의 기술을 내놓았고 김책공대 정보기술연구소는 실력평가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김일성종합대 첨단과학연구원은 정보보안기술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은 “북한은 우수 인력이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돼 있는 만큼 IT에 강점이 있다”며 “IT와 과학기술이 남북의 상생 영역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