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현민 갑질논란으로 경찰 출석,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특수폭행 등 더 조사해봐야"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조 전 전무의 폭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조사할 것”며 “특수폭행과 상습폭행을 적용할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일 오전 10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조 전 전무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조 전 전무 측은 경찰 소환에 응하겠다는 뜻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16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 H사와 회의를 하던 중 H사 직원 2명에게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

이와 함께 경찰은 조 전 전무의 폭언·폭행으로 회의가 10여분 만에 중단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는지(특수폭행)도 조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업무방해, 특수폭행 모두 조사 내용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다만 16일 사건 외에 언론을 통해 추가로 폭언을 퍼붓는 상황이 녹취파일 형태로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당장 수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일시, 장소 등이 특정되지 않아 상습폭행은 적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 전무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조 전 전무가 사건 이후 혐의를 피하기 위해 말 맞추기나 회유·압박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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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물벼락 갑질’ 논란이 SNS와 언론을 통해 확산하자 지난 13일 조 전 전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7일 정식 수사로 전환하고 조 전 전무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한 바 있다.

경찰은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H사와 대한항공 관계자 10여명에 대한 조사를 통해 조 전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직원 2명에게 뿌렸단 진술을 확보한 상태로 확인됐다. 다만 유리컵과 관련해선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던졌다” “테이블에 있는 유리컵을 밀쳤다” 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8일 회의 녹음 파일을 확보하기 위해 H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19일엔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해 조 전 전무와 임원 1명의 휴대전화 총 4대를 확보, 국과수를 통해 지워진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 등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조 전 전무 측은 “유리컵은 떨어뜨린 것이고 종이컵은 밀친 것”이라며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기존 수사 자료를 토대로 조 전 전무를 신문할 계획이다.

한편 조 전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을 도화선으로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및 각종 불법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수사당국은 물론 세정·사정당국 등이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스캔들이 ‘게이트’ 급으로 확대되는 모습인 것.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 전 전무의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원 등을 상대로 폭언·폭행을 한 혐의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23일 명품 밀반입 등과 관련한 관세포탈 혐의 확인을 위해 대한항공 전산센터와 한진관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로 위법하게 재직했는지 등에 대한 감사에 돌입했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은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오픈 채팅방인 ‘대한항공 갑질 불법비리 제보방’을 만들고 총수 일가의 ‘갑질’ 행위를 적극적으로 고발을 이어가고 있있다. 조 전 전무는 지난 22일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 바 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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