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철강주 주가가 냉탕과 열탕을 오갔다. 글로벌 수요 확대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호재와 악재가 연타로 터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아직 주가에 영향을 미칠 대외변수가 완전히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미국이 결국 한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기로 확정하면서 철강주가 주도주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철강·금속 업종은 전 거래일 대비 6.13% 껑충 뛰어올랐고 코스닥 금속 업종 역시 4.18% 상승했다. 주요 종목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POSCO(12.64%)를 비롯해 현대제철(12.64%), 동국제강(10.11%), 세아제강(9.79%), 휴스틸(6.67%), 포스코강판(5.04%), 고려제강(3.53%), 동부제철(1.36%) 등도 동반 상승했다. 하이스틸과 대호에이엘, 동양철관, 대동스틸 등은 가격 제한폭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면제 시한을 당초 예정된 5월1일에서 한 달 연장하고 한국의 경우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하면서 고율 관세를 면제 받을 것으로 전해지며 일제히 급등했다. 실제 백악관은 이 같은 내용을 1일 확정, 공식 발표했다.
철강주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중국의 철강 설비 구조조정 정책 효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올해 상반기 ‘기대주’로 꼽히며 지난 1월 한 달 주가가 9% 크게 오른 철강주는 미국이 25% 고율의 ‘관세 폭탄’을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2월 들어 5% 하락했고 3월 관세 부과가 확정되자 다시 주가가 7%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후 고율 관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테이블에서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됐고 북한과의 대화 국면이 겹치며 주가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주가가 9% 껑충 뛰며 지난달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철강 유통 재고가 하락하면서 철강 가격이 반등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이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킨 ‘판문점 선언’이라는 결과를 내놓으며 북한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건설·철도 등 분야와 더불어 당분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의 철강 수요 성장은 단기 테마성 이슈가 아닌 중장기적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