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9시 56분께 서울 강서구 강서경찰서 정문에 최근 ‘물벼락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산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세단을 타고 온 조 전 전무는 변호인인 부장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와 함께 내렸다. 조 전 전무 고개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만 여섯 번 되풀이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유리컵을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것을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밀쳤다고만 했는데 이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고, 다른 질문에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도착 2분 만인 오전 9시 58분께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녀가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조 회장의 큰딸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2014년 12월 17일 서울 서부지검에 출석한 바 있다.
경찰은 또 조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자 이와 관련한 내사도 진행하고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이 이사장도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강서서 앞에서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였던 대한항공 박창진 전 사무장이 ‘사과는 당사자에게, 범죄자는 감옥으로’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박창진 전 사무장은 지난 달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갑질 행위 폭로 이후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한 바 있다. 그는 “막장드라마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날 게 아니다. 갑질은 구조적 문제에서 발현됐다”며 “갑질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망각 때문이다. 갑들의 만행을 용인하는 것도 갑질이다. 그 부분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팀장에게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