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필명)’ 김동원씨가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소조직에 대한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공모에서 지난 2015년 5월부터 2018년 3월까지 3년여간 활동했다는 회원 A씨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드루킹은 경공모 회원을 ‘닫힌 회원(상위 레벨)’과 ‘열린 회원(하위 레벨)’으로 나눴는데 닫힌 회원은 드루킹의 열혈 지지자로 지금도 자신들끼리 연락하며 드루킹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물밑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경공모 상위 레벨 회원들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 연락이 온 회원은 스태프에게 연락하라”는 메시지가 도는 사실이 확인되는 등 경찰 조사에 앞서 입을 맞추는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지방경찰청도 경공모 상위 레벨 회원들의 활동 내역을 본격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애초 숨은 카페 형식으로 개설했던 경공모 카페를 2014년 초 네이버 공개카페로 전환하며 충성회원을 만들기 위해 회원 등급을 닫힌 회원과 열린 회원으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김씨는 국정원이 경공모를 사찰한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공모 네이버 카페를 공개한 다음부터 드루킹은 국정원 얘기를 많이 했다”며 “동영상은 물론 오프라인 강의에서도 수시로 국정원 직원이 이곳에 분명히 와서 첩자 노릇을 한다”고 했다. 김씨가 보안을 위해 회원 등급별로 공유하는 정보에 차등을 뒀다는 것이다.
김씨는 일반적인 열린 회원에서 핵심인 닫힌 회원으로 진급할 때 국정원 사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며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닫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해 봄·가을 경희대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 시청 횟수, 물건 구입액, ‘명식’도 통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명식은 중국 도교의 점술 가운데 하나인 자미두수에 따라 사주를 보는 것으로 김씨는 이에 기반해 회원의 성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김씨는 닫힌 회원 대상자가 국정원 직원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기존 닫힌 회원에게 대상자를 오프라인 모임에서 밀착해 감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 회원은 하위 레벨로 총 7단계 회원 중 1(노비)·2(달)·3(열린 지구)·4(숨은 지구) 단계에 속한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일자별 신문 뉴스 스크랩, 시사만평,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닫힌 회원은 상위 레벨로 5(태양)· 6(우주)·7(은하) 단계에 해당한다. 이들은 김씨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은 핵심회원으로 댓글 조작 선봉에 선 것은 물론 열린 회원 평가·심사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닫힌 회원의 규모는 30~40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