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선봉장인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에 앞서 대놓고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로스 장관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과 무역협상이 결렬돼 관세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이 더 잃는 것이 많다”며 “관세 부과도 준비돼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이날 저녁 방중 대표단의 일원으로 베이징으로 출국해 3~4일 이틀간 중국 측과 무역적자 축소 및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놓고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3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도 중국산 수입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수지에 69.34~208.16%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무역갈등의 긴장감을 지속했다.
로스 장관은 “중국이 보복조치로 미국산 대두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그 때문에 중국 농민들은 가격 인상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중 간에 추가 관세를 서로 부과하면 중국이 더 피해를 입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무역분쟁 해결에) 약간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중국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매머드급 대표단을 맞는 중국은 사실상 2인자인 왕치산 국가부주석 중심으로 협상단을 구성하고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 거부 의사를 언론에 흘리는 등 미국의 기선제압에 밀리지 않겠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고위당국자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수개월간 주장해온 두 가지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 요구사항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1,000억달러 감축 △첨단산업에 3,000억달러를 지원하는 ‘중국제조 2025’ 계획 억제다. /로스앤젤레스=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