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독이 든 성배”…‘뜻밖의Q’, ‘무도 후속’ 꼬리표 뗄 수 있을까

‘무한도전’ 후속이라는 부담이 너무나도 컸던 탓일까. 최행호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두 MC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솔직히 내비쳤다. 그렇지만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타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이뤄보겠다는 포부만큼은 명확하다. ‘뜻밖의 Q’가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무한도전’ 후속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온전히 프로그램 자체로서 주목받을 수 있을까.

MBC 새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최행호 PD, 채현석 PD, 이수근, 전현무가 참석했다.

‘뜻밖의 Q’는 ‘뜻밖의’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신개념 대국민 출제 퀴즈쇼로 시청자가 낸 문제를 연예인 ‘Q플레이어’ 군단이 맞히는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 최행호 PD는 “기존 예능프로그램들이 제작진과 출연자간의 대결, 출연자 사이의 대결 구도에서 진행됐다면 저희는 시청자와 출연자 사이의 대결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오픈채팅방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아직 100여 분밖에 안 계시기는 한데 그 안에서도 제작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시선과 아이디어가 나오더라. 시청자의 아이디어는 2회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탄다. 1회에서는 연예인과 시청자의 중간인 SNS스타들에게 부탁했다”고 포맷을 설명했다.

‘뜻밖의 Q’는 앞서 시즌 종영을 알린 ‘무한도전’ 후속으로 주목받았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제작진 및 MC들도 걱정과 부담을 나타냈다. 전현무는 ‘무한도전’ 후속에 대해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하며 “워낙 큰 프로그램 후속이기 때문에 어떤 연출진이 와도 힘들 거다”라고 솔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한도전’이 야외버라이어티 후속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그 와중에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같이 야외로 나가면 아류 느낌도 있어서 완전 스튜디오에서 한다. 기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웹예능 등의 콘텐츠를 접목시킨다. 제작진들이 밤에 잠도 못 자고 있다. 혹평이 없진 않겠지만 생각보단 괜찮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최행호 PD 역시 ‘무한도전’ 후속이라는 떨칠 수 없는 부담감을 전했다. 그는 “주말버라이어티 프라임타임이다. 꿈의 무대, 필드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고민만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자고 격려했다”며 가을 이후 ‘무한도전’이 새 시즌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저도 ‘무한도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제작진은 당장 프로그램 만들어서 방송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따. 먼 미래 일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뜻밖의 Q’는 ‘무한도전’ 후속으로 급히 편성되면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MC 및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 최행호 PD는 “기획과 녹화 사이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다”며 “두 분이 같이 해주셔서 눈물 나게 고맙다”고 전했다.



전현무는 앞서 스페셜 MC로 언급됐으나 결국 고정 MC가 됐다. 이에 대해 “최행호 PD와 ‘나 혼자 산다’에서 함께한 인연이 있다”고 설명하며 “도저히 스케줄이 안 나서 고사를 했는데 스페셜로 해달라고 하니 의리상 안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새 MC가 돼 있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그램의 인상을 결정짓는 첫 방송. 그러나 제작진과 MC들 모두 첫 회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을 나타냈다. 아무래도 새로운 포맷이다보니 정비하고 적응할 과정이 필요한 것. 첫 회에서 가수 게스트만 10명이 넘게 등장한다. 이에 채현석 PD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없잖아 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더 살려서 좋은 방향으로 갈수 있지 않을까. 2회부터는 출연자 수도 조정하면서 밀도 있게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수근은 “첫 회보다는 2회가 더 나은 것 같다. 2회부터 보시면 어떨까”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그러면서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히 힘을 줬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한 시간이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며 “2번 녹화를 했는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거듭될수록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채현석 PD 또한 “반성의 시간을 갖고 미진한 부분을 얘기해서 2회에 많이 보강했다. 3회, 4회에도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을 보강하고 있는 과정이다. 첫 녹화 끝나고도 그렇게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다. 울고 침통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이었던 만큼 시청률 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뜻밖의 Q’ 역시 ‘무한도전’ 후속으로서 어떤 성적이 나올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이에 최행호 PD는 “큰 격차가 나지 않는 3등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조금씩 시청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커가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뜻밖의 Q’는 오는 5일 오후 6시 25분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