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손해보험사 등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 해외 점포는 전체 이익의 대부분인 8억660만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국내 금융회사 해외 진출 동향 및 재무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는 43개국, 431개였다. 2016년 말과 비교해 24개 증가했다. 해외 점포 수는 2011년 말 359개였지만 꾸준히 증가하며 6년 새 20% 늘어났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185개로 가장 많았으며 금융투자(115개), 보험(85개), 여신전문금융회사(44개), 금융지주사(2개) 순이었다.
전체 금융회사 해외 점포 당기순이익은 9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2.1% 증가했다.
금융회사 해외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KEB하나은행이 3,402억원을 올려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만 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며 “동남아시아 법인 전체 수익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합병을 꾸준히 검토하며 현지은행 ‘톱20’ 진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350억원을 벌었다.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거둬들인 수익이 전체 글로벌 실적의 25.3%(59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신한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 중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만 453억원이 넘는다.
우리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지난해 해외에서 1,614억원을 벌어들이며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서 440억2,1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만 순이익 384억8,800만원을 벌었다. 해외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 순이익 235억원을 기록했다. 진출 시점이 타 은행에 비해 늦다는 것을 감안해도 낮은 성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 성장잠재력을 바탕으로 소액·주택자금대출과 디지털뱅킹 분야 입지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점포 431개 중 70%가 아시아에 몰려 있을 정도로 아시아 편중이 심한 점과 당기순이익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해외 점포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은행 총수익 중 해외 점포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