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젊은 시절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을 잊지 않아 감사해요. 아버지가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보셨으면 너무 기뻐하셨을 겁니다.”
한국전쟁에 의무병으로 참전한 이탈리아 참전용사 고(故) 에밀리오 도나토니의 딸 카티아 도나토니는 염수정 추기경과 이탈리아에서 뜻깊은 만남을 가지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 거주하는 도나토니는 꼭 2년 전 이날 타계한 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그동안 한국이 보여준 관심과 애정에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의 제안으로 한인성당 미사에 특별히 참석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 도중 “오늘 미사에는 한반도를 위해 헌신한 이탈리아 참전 용사의 가족이 함께해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도나토니는 “아버지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한국에 대해 이야기할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며 “모쪼록 평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얻어 남한과 북한이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것이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의 공통적인 바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인성당에서는 염 추기경의 집전으로 ‘평화의 모후상(Regina Pacis)’ 축복식도 열렸다. 로마 북부 비테르보의 한국 수도 공동체인 프란치스코 전교봉사회 이탈리아 분원에 자리해 있던 이 성모상은 2015년 수도원이 문을 닫게 되자 로마 한인신학원으로 옮겨졌고 이날 염 추기경의 축복으로 ‘평화의 모후’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