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나라에서 성공한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을 다른 나라에 적용한 적 있나요?”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을 후원한 후 성과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지난달 24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SK하이닉스(000660) 직원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사회적 가치(SV, Social Value) 창출 기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단체 아쇼카의 이혜영 한국 대표가 ‘환경&기술 분야 혁신 사례’를 소개하자 SK(034730)하이닉스가 참고할 만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 것.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인상 깊은 SV 창출 사례를 메모하면서 SK하이닉스만의 모델 만들기에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제조·연구개발(R&D)·경영지원 등 전사 임직원이 뭉쳐 지난달 3일 처음 활동을 시작한 ‘SV혁신협의체’다. 임원급 지원단 15명과 팀장급 실무단 20명으로 구성된 SV혁신협의체는 정기 모임을 진행하며 사내·외 아이디어를 취합·발굴하게 된다. 조미현 SK하이닉스 지속경영기획팀장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수익을 내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지원조직인 지속경영추진담당과 SV혁신협의체 등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박성욱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공유하며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SV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SV를 계량화하는 작업을 지난해 10월 시작한데 이어 올 초부터 SV 관련 조직을 잇달아 신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2018년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뉴 SK의 원년”이라고 선포한 뒤 SK하이닉스의 후속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우선 SK하이닉스의 SV 관련 조직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20여명으로 구성된 ‘지속경영추진담당’이란 지원 조직을 만들었다.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새롭게 SV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추진하기 위함이다. 3월엔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이뤄진 ‘지속경영위원회’를 신설, SV 관련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4월 들어서는 SV 혁신협의체와 더불어 ‘현장 SV 실천단’도 발족했다. 기술사무직·생산직 등 22명으로 구성된 현장 SV실천단은 에너지 및 화학물질 사용 절감 방법 등을 발굴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SV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치화 작업도 벌였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감축량, 협력사 동반성장 활동 등 다양한 성과를 반영해 SV를 숫자로 표현한 것. 이를 통해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창출한 가치는 7조1,300억원이란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SK하이닉스의 SV 측정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생존할 수 없고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데 그룹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