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코스닥 시장이 3% 넘게 하락하며 820선까지 밀려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차지하는 바이오주가 일제히 급락하며 낙폭을 키웠고 최근 상승 흐름을 나타냈던 대북 경협주도 대거 내리막 행진을 보였다.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바이오주에 대해 신용거래 담보비율을 올리고 주식대출 등급을 낮추는 등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루머도 코스닥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8일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닥은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하며 급락장을 연출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29.12포인트) 내린 827.22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함께 상승 출발하며 86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장 마감을 2시간 여 앞두고 하락세로 돌아서 장 막판 낙폭이 확대돼 820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지난 3월23일(-4.81%), 2월5일(-4.59%)에 이어 세번째다. 코스닥지수는 이로써 3월23일 이후 30거래일 만에 830선이 붕괴됐다. 기관이 9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투신에서만 86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금융투자도 35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역시 219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에 동참했다. 투신권의 매물은 그동안 높은 수익률을 유지했던 헬스케어펀드에서 바이오주의 매물이 대거 나온 것으로 보인다.
공포가 공포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주춤하자 그동안 고평가 논란을 빚어왔던 바이오주의 낙폭이 커지고 바이오주의 급락이 또 시장에 대한 경계 심리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의 이상 신호가 제기되며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같은 진단의 중심에는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주가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고평가 논란 이후 하락 추세에 있는 바이오주를 이날 대거 팔아치웠다. 일부 개인들도 투매에 동참하며 낙폭은 확대됐다. 기관 매도 상위 종목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에이치엘비·메디톡스 등이 이름을 올렸고 외국인은 신라젠·셀트리온헬스케어·네이처셀 등의 바이오주를 내다 팔았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6.67%), 신라젠(-12.75%), 에이치엘비(-16.98%), 메디톡스(-2.69%), 바이로메드(-2.85%), 셀트리온제약(-3.86%) 등 시총 상위 바이오주가 모두 크게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이날 삼성증권 배당사고 검사결과를 발표하며 공매도 거래를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도 지적했다. 공매도 거래를 주로 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일단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