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 기록,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금호석유(011780)화학이 1·4분기 내놓은 결과물이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금호석유화학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연간 영업이익 6,00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한국신용평가는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올 한 해 금호석유화학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합성고무 사업의 공급과잉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조3,399억원, 영업이익은 1,65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2%나 늘며 7년 만의 최대 실적과 함께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실적 강세는 페놀유도체가 이끌었다. 페놀유도체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1·4분기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666억원)했다.
에폭시수지·폴리카보네이트 등 관련 다운스트림 업황 호조로 비스페놀A(BPA)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페놀·아세톤·BPA 등 페놀유도체의 스프레드가 모두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페놀유도체 부문의 강세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은 합성고무 제품믹스 고도화가 실적에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41.7% 증가한 332억원을 기록했으며 합성수지 부문의 영업이익도 중국 내 가전·자동차 부문 수요 견조로 전 분기 대비 33.5% 증가한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깜짝 영업이익의 원인은 페놀유도체(도료와 용해제 등 산업 제품 원료) 영업이익 개선, C4(합성고무의 원료) 투입량 증가에 따른 합성고무 실적 개선, 전사에 걸친 정기보수 효과가 제거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에 증권사들은 금호석유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금호석유화학의 목표가를 현 주가보다 60% 이상 높은 17만원으로 잡기도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의 올 한 해 영업이익은 4,971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페놀유도체 부문의 높은 수익성이 올해도 유지되고 전 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영업이익을 5,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64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14.7% 증가하며 7년 만에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는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증권사뿐 아니라 한국신용평가 역시 주력사업인 합성고무 부문의 수익성 회복, 비화학 사업인 열병합발전 부문 증설로 수익성 개선과 이익 변동성 완화 등의 이유로 금호석유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했다.다만 합성고무 사업의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PA와 페놀 사업이 연간 실적 증가를 주도해 향후 3년간 평균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 대비 약 15% 올려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16% 상향 조정한다”면서도 “부타디엔(BD) 가격 강세로 분기 실적 둔화가 예상되며 합성고무 사업의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