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관철을 위해 일주일 째 단식노숙농성에 들어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건강 이상 신호에도 여권의 입장 변화를 이끌겠다며 단식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9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농성 중인 김 원내대표를 만난 뒤 “(김 원내대표가) 자신이 버틸 수 있는 한 일 초라도 버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건 없는 수용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국회 의료진은 이날 김 원내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열이 오르고 심한 구토와 두통에 시달리며 10분 이상 자리에 앉아 있지 못했다. 의료진은 김 원내대표에게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진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를 불러 김 원내대표를 병원으로 후송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장 대변인은 “오늘은 병원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는 김 원내대표의 표정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일부 중진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를 찾아 단식을 만류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장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결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청와대가 진정으로 드루킹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고 한 점의 의혹도 없다면 특검을 수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또 “청와대가 정치적 도의를 안다면 김 원내대표를 찾아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협상 파트너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 원내대표를 찾지 않는 데 대해 “너무하다”며 서운함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