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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8] "낡은 성과보상 시스템이 혁신 인재 막아...'유쾌한 반란' 시도를"

■김동연 경제부총리

국민 똑똑하고 부지런한데

왜 인재육성 잘 안돼는지...

스펙·주입식 교육 등에

적응하면 보상 이뤄지는

과거시스템 과감한 혁신을

10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서울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송은석기자10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서울포럼’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혁신적인 인재를 키우려면 먼저 개발연대 시대의 낡은 사회보상 체제부터 바꿔야 합니다.”

10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Eduvolution for Next Generation, 미래한국: 교육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18’ 둘째 날을 맞아 “국민들은 똑똑하고 부지런한데 왜 혁신을 위한 인재가 부족한지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김 부총리는 특유의 논리적인 언변으로 한편의 강연 같은 축사를 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수장인 김 부총리의 축사에는 30여년에 걸쳐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정책을 진두지휘해온 경제관료의 경험과 아주대 총장 시절 인재육성에 대해 고민하며 얻은 성찰이 오롯이 녹아 있었다. 그가 한국 사회 인재양성의 문제점에 대해 핵심을 찔러대자 참가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김 부총리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부문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체제를 만들기 위해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고 운을 뗐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멈춘 김 부총리는 이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규제 혁파,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런데도 왜 혁신이 부족하고 혁신을 위한 인재도 부족하다고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며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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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의 교육 시스템과 방법에서 성과를 낸 사람에게 보상이 많이 가는 사회보상 체제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며 “결국 사회보상 체제가 과거 개발연대 시대에 멈춰 있으면서 혁신 인재를 길러내는 데 구조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소위 ‘스펙’이 좋으며 명문대를 졸업하고 주입식 교육에 잘 적응한 사람에게 보상이 가는 시스템이 인재육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대학입학 체제를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라 새로운 철학과 보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려면 사회변화는 물론 개개인의 자기혁신과 융합이 필요하다고 젊은 세대에 조언했다. 그는 “대학 총장 시절에도 학생들과 함께 참가해 서울포럼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다 보니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도 하게 된다”며 “사람과 사회 간의 융합과 통섭도 필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내부 융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의 ‘점’을 연결해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미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를 인용한 뒤 “(성공 비결에 대해) 잡스는 ‘호기심과 직관’이라고 했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사회보상 체제에 안주하기보다 학교 안팎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노력의 여러 ‘점’이 창의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점’과 타인의 ‘점’이 연결돼 어떤 힘이 발휘될지 모르겠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노력에 유쾌한 반란을 시도하기를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송종호·빈난새기자 joist1894@sedaily.com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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