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O2O만 해서는 숙박업 못바꿔... 여가 품질 높이는데 앞장설 것"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어디서나 레저 즐길수 있게

공간 퀄리티 높이는데 주력

올 글로벌시장도 본격 진출




“근무 시간이 30년 전보다 30%나 줄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못 놀고 있고 숙박업에는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와요. 야놀자가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200억원 규모의 C시리즈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야놀자의 김종윤(사진) 부대표는 최근의 적극 행보에 대해 “야놀자는 더 이상 O2O 사업자가 아니라 레저라는 큰 테마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며 “시간과 돈이 없어서 여가를 보내지 못하는 이들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도록 숙박과 레저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온라인 숙소 예약서비스 등으로 시작한 야놀자는 숙박업소 시공 및 인테리어와 소모성 자재(MRO) 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레저액티비티 플랫폼 기업 레저큐를 인수하며 레저 시장에까지 뛰어들었다. 야놀자를 단순 O2O기업으로 불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숙박 O2O기업이 시공 등에 치중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김 부대표는 “O2O만 해서는 숙박업을 바꿀 수 없는 만큼 공간의 퀄리티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야놀자가 먼저 방향성을 제시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결국 돈과 시간이 없어도 갈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야놀자의 예약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80% 가량은 특정 숙소를 예약하기보다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가까운 곳을 예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리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숙소를 예약한 뒤 찾아가는 비중이 훨씬 크다. 고객들이 ‘찾아가는’ 숙박업소가 될 수 있게끔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호텔 브랜드 ‘헤이(heyy)’를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헤이를 오픈할 때 생각했던 것은 이곳을 ‘숙박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레저를 즐기기 위한 포스트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헤이를 이용하면 어느 지역에 가서라도 다양하게 레저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헤이는 기존 호텔과 달리 해당 지역의 특성과 여행자의 성향을 살린 호텔이다. 헤이에 숙박하거나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알맞은 여행지와 레저상품 등의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 부대표는 수익은 내지 못한 채 몸집만 키운다는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야놀자의 방향성이자 철학은 ‘수익을 목표로 두면 정작 수익을 내지 못해 망한다’는 것”이라며 “숙박·레저시장은 워낙 큰데다 야놀자는 모든 영역에서 1위이자 유일한 사업자이기 때문에 ‘여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한다’는 목표를 계속 추구한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벌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 3년여간 세 번의 투자 시리즈에서 1,5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믿음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수익과 별개로 나타나는 야놀자의 성장세도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야놀자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그로스 마진(gross margin·매출 총이익)으로, 약 3년 전에는 한자리였지만 지금은 20% 중반이며 내년 말에는 30%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마존 등 대표 글로벌 기업도 그로스 마진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다 레저 퀄리티를 높이자는 목표를 세운 만큼 현재는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레저·숙박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야놀자는 지난 3월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기업 라쿠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김 부대표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가 충분히 있는 지역이 일본과 중국, 동남아인 만큼 이들 시장에 먼저 진출하려 한다”며 “라쿠텐과 같이 강력한 온라인 사업자가 있는 일본 지역의 경우 현지 업체와 배타적 협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로컬 업체와의 협업과 직접 진출을 동시에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