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야 한다. 미국 국내법에는 테러지원국에 대해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일체의 지원도 할 수 없게 돼 있다. 미국은 북한이 잇단 핵실험과 도발을 한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왔다.
이후에는 일단 IMF부터 가입해야 한다.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은 모두 규정에 IMF에 가입한 나라를 가입 대상국으로 하고 있다. IMF는 미국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으로 미국은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있다고 판단이 들 때 북한의 IMF 가입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북미 수교가 이뤄진 후에야 가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북한은 IMF에 가입할 때 가입쿼터(출자금)를 내야 해 부담이 될 수 있고 각종 국내 통계도 공개해야 하는데 역량을 갖추고 있을지 미지수다. ADB 같은 경우 일본의 입김이 강해 북한의 가입을 순순히 받아줄지 불투명하다. 장형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하려면 일러야 2~3년, 길면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북한이 국제개발기구에 가입하기 전까지 별도로 글로벌 신탁기금을 조성되고 미국은 여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북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일정 금액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미국의 대북한 독자제재를 풀어 현재 금지된 대북 민간 투자를 허용하는 방식도 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