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남북 경협재원 수백조 필요...대규모 적자국채·증세 예고

빠듯한 재정에 추가부담 우려

국회 논의과정서 공방 불가피

볼턴 "북핵 폐기해 테네시로"

북한 비핵화로 국제사회의 경제지원과 맞물려 우리 정부도 수십조~수백조원의 재정적인 부담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원 충당을 위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거나 증세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북한 인프라 투자에 10년간 27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남북협력기금은 1조원 남짓에 그쳐 앞으로 적자 국채 발행과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경협재원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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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 핵 폐기와 관련해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며 투자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대북 압박의 고삐도 바짝 죄었다. 그는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를 위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州)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처럼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최대 혜택을 동시에 제시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재정부담도 클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인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정 기간 우리 정부의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근거다. 우리는 지난 1998년 북한 신포 경수로 2기를 건설하기 위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총사업비의 70%를 내는 등 가장 많은 돈을 부담키로 한 바 있다. 북한 인프라 투자 등에 필요한 금액은 천문학적이다. ‘판문점 선언’에서 2007년 10·4공동선언에 나온 사업들을 추진할 경우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113억달러(약 12조원)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연구원은 2013년 한반도개발협력 11개 핵심 프로젝트 사업비로 93조 5,000억원을 책정했다. 주변국의 부담도 막대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 경제전문지인 포천은 영국 유리존SLJ캐피털이 분석한 결과 비핵화 이후 북한 경제가 독자 생존하려면 10년간 주변국이 부담해야 할 규모가 2조 달러(약 2,13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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