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란 제재 고삐죄는 美 VS 핵 협정 수호나선 EU

EU-英·獨·佛 외교장관과 핵합의 한뜻

9개 경제보호계획 수주 내 내놓기로

美는 이란 중앙銀 총재 제재대상에 올려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페데리카 모게리니(왼쪽부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브뤼셀=AP연합뉴스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페데리카 모게리니(왼쪽부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브뤼셀=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이란 핵 합의를 살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 대한 두 번째 독자 제재를 발표하는 등 미국과 EU가 이란 핵 합의를 사이에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은 EU와 영국·프랑스·독일 외교장관들이 이날 브뤼셀에서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핵 합의를 정상적으로 이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핵 합의를 살리기 위한 9개 항의 구체적인 제안을 수주 안에 내놓기로 했다. 9개 항에는 이란이 핵 개발을 동결하면 국제금융 접근과 원유 수출을 보장하고 서방국가들의 이란 내 신규 투자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 총재를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등 핵 협정 탈퇴 이후 일주일 사이 두 번째 공식 제재안을 내세우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 중앙은행의 발리올라 세이프 총재와 알리 타잘리 국제국 부국장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들이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대신해 헤즈볼라에 거액의 자금이 들어가게 도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란 최고은행 간부가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혁명수비대와 공모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미국은 이란이 국제금융 시스템을 오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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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은 지난 10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전 네트워크와 연계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EU와 미국이 이견을 줄이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EU가 결국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3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보이콧(2차 제재)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혀 EU 국가들의 긴장감을 높였다. 실제 2009년 미국은 HSBC와 ING·바클레이스처럼 미국에 자회사를 둔 EU 은행들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며 유럽 기업들에 타격을 줬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페리 캠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세컨더리보이콧의 주요 표적은 이란이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이라며 “대부분은 마지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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