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과 유사한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AFP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남부 볼리바르 시에서 대선 유세를 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북미정상회담 진행과정이 워싱턴DC와 카라카스 간의 화해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은 북미 간 형성된 긴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우리는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존엄, 존경, 대화로 미국과의 갈등을 풀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민주적인 국가다. 자주 국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가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미국 베네수엘라 정부로 유입되는 외화를 옥죄고 원유 거래를 제한하자 마두로 대통령이 유화 제스쳐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대선을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민주 국가다. 자주 국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는 베네수엘라 전 은행가들의 강력한 로비를 규탄한다”면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라는) 제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오는 20일 주요 야당의 불참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대 속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인테르라세스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7%로 가장 높아 재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