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북서부 벵골만 해상에는 해저에서 가스를 뽑아 올려 정체 처리를 한 후 육상으로 내보내는 거대한 생산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플랫폼은 엄청난 불길을 뿜어대며 매일 5억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해내고 있다.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가 운영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이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2004년 이 지역 일대 A-1 광구에서 ‘쉐’ 가스전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2005년에는 ‘쉐 퓨’ 가스전을 추가로 발견했다. 2006년에는 A-3 광구에서 ‘미야’ 가스전까지 발견했다. 포스코대우는 이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과 미얀마 등에 판매해 한 해 3,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이 규모로 약 20년간 더 생산할 수 있는 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미얀마 가스전은 동남아시아에서 2000년 이후 발견한 가스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우리나라 자원개발의 역사의 전무후무한 신화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무려 13년 동안의 인내와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다. 특히 사업 3년 차였던 2003년은 위기였다. 포스코대우는 가스전을 찾기 위해 1단계, 2단계 지하층을 파내려 갔지만 가스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급기야 가스전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인도 기업들이 가망이 없다며 사업을 포기하고 떠나버렸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당시 마지막으로 시추하기로 한 층에 가능성이 가장 컸다”며 “현장 직원들이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경영진을 설득했고 단독으로 위험 부담을 안게 됐지만 결국 시추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추의 방법을 바꿨다. 기존처럼 수직으로 시추하는 방식이 아닌 옆으로 시추하는 식이다. 그렇게 2004년 ‘쉐’ 가스전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지금까지 쉼 없이 가스를 뽑아내고 있다. 포스코대우가 1985년 미얀마에 진출한 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고 광권 취득부터 탐사·평가·개발·생산까지 13년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결과다.
자원 개발의 성과는 포스코대우의 다른 사업부와 국내 기업으로도 옮겨 갔다. 포스코대우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이익을 활용해 자동차 부품 사업, 식량 사업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또 사업을 추진하면서 필요한 15억달러(약 1조6,600억원) 규모의 쉐 가스전 개발 공사도 현대중공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포스코대우는 앞으로 이 일대에 가스 생산부터 무역, 수입터미널, 배관에서 전력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국내 연관 기업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개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긴 시간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빛을 볼 수 있다”며 “한 번 성공하면 그 과실은 오래도록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