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LG화학(051910) 사장은 17일 “삼성SDI나 일본의 파나소닉이 아닌 중국의 CATL이 LG화학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아직은 실력 차가 크지만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ATL은 중국 최대 자동차 배터리 생산 업체다.
김 사장은 중국 시장의 특성에서 CATL의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CATL은 아직까지는 LG화학을 넘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무서운 것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통한 빠른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1996년 본격적으로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한 반면 CATL은 단기간에 동시다발적인 시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는 않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다양한 전기차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동시다발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배터리 업체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 무대는 오는 2021년, 중국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0년을 끝으로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중단되면 2021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며 “LG화학은 중국 시장에서의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들 간 물량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LG화학은 추가적인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17년 가동을 시작한 폴란드 공장의 배터리 생산에 당분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을 전후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엘마 호크가이거 BMW 한국R&D센터 전무는 “BMW그룹은 엔진구동방식과 전기 및 하이브리드 방식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2025년에는 그룹 내 총 판매 차량의 15~2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타카 사나다 닛산 아시아·오세아니아 수석 부사장은 “닛산은 가격대를 낮춘 대중화된 전기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며 “목표는 2022년 글로벌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는 2025년 8%(800만대)로 성장한 후 급속도로 확산, 2040년에는 600만대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