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는 약 1,83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2017년에도 중국은 170여개국에 1,200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3월까지 일본은 약 270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하며 6년 만에 중국을 추월했다. 이렇듯 우리의 경쟁 국가들은 앞다퉈 해외 유망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 대기업 역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루프페이와 하만을 인수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을 평정하고 날로 커져가는 전장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전자도 글로벌 프리미엄 헤드램프 업체인 오스트리아 ZKW 인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글로벌 전장 산업을 주도할 계획을 밝혔다. 해외 인수합병(M&A)은 국내 기업의 M&A보다 더 어렵고 복잡하다. 제한된 시장정보와 통제가 불가능한 외적 변수가 존재한다. 해외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우선 타깃에 대한 분석과 검토다. 진출할 국가, 시장과 인수 대상에 대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기업이 가진 전략적 방향과 핏(fit)뿐 아니라 ‘현실적 실행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런 준비 없이 당장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우 자칫 기존 사업과의 역시너지 및 머니게임 양상으로 흘러 원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로 대상 국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국가의 법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개별 산업에 대한 관습(practice) 및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의 일부 기업들은 종종 외부용 장부와 내부 목적의 장부를 각각 보유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실사를 통한 실질적인 재무제표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회계 시스템이 낙후돼 실사 시 어려움이 많다. 철저한 실사를 통해 기업을 인수한 후에는 과거에 비해 높은 이익으로 관련 국가 세무당국의 주의를 끌게 된다. 특히 해외 기업으로 대주주가 변동될 경우 세무적 위험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과거 부실 문제를 절연할 수 있는 구조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셋째로 인수 후 운영과 통합도 해외 M&A의 필수 고려사항이다. 인수 대상이 가진 핵심역량이 브랜드인지, 기술력인지, 유통망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하고 이 핵심역량이 인수 후에도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수 대상 기업의 핵심역량이 지속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보완할 부분, 비용과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해외 M&A 시 기업의 미래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통제되지 않은 외적 변수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해 해외 M&A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