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를 비롯한 간편송금업체들의 하루 송금한도가 현행 200만원에서 5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블록체인과 같은 새로운 기술도 내년부터 신성장동력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유망 창업기업이 해외지점을 보다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
정부는 17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현장밀착형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혁신성장 옴부즈맨 건의과제 115건 중 38건과 혁신성장 지원단에 기업들이 건의한 과제 10건 등 48개 개선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금융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핀테크와는 맞지 않는 낡은 제도를 손질한다. ‘토스’와 같은 간편송금 핀테크업체들은 현재 대부분 전자금융거래법상 티머니·하이패스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업이나 전자지급결제대행업으로 등록돼 있어 하루 송금한도를 200만원 이내로 제한받고 있다. 전자자금이체업으로 등록하면 하루에 5억원까지 송금할 수 있지만 자본금 요건이 30억원으로 높아 신생 핀테크업체들로서는 사실상 등록이 어려웠다. 2007년 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전자자금이체업으로 등록된 기업은 하나도 없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전자자금이체업의 등록 요건과 안전성 의무 등 허용 기준을 현실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자자금이체업의 등록 요건이 완화되면 간편송금업체들의 하루 송금한도도 크게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블록체인·핀테크기술과 같은 유망 신기술도 신성장동력 R&D 비용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현재는 11개 분야 157개 기술에 대해서만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신성장동력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이 되면 대·중견기업은 최대 30%, 중소기업은 최대 4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를 할 때 주는 투자세액공제 요건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매출액 대비 R&D비용의 비중이 5%를 넘어야 하고 2년간 상시근로자수가 줄지 않아야 하는 등 요건이 엄격해 사실상 혜택을 받기가 어려웠다.
정부는 또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전기차를 폐차하더라도 배터리는 리튬이온·코발트 등을 뽑아내는 식으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지금까지는 유해성 관리·성능인증 등 재활용을 위한 기준이 없어 재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창업기업의 해외지점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밖에 자동차매매업 시설기준을 완화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대한 입지규제를 풀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