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근로시간 단축 부작용도 재정으로 막겠다니…

정부가 7월부터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연착륙 방안을 내놓았다. 기업이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신규 근로자를 고용하면 재정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다. 정부는 17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동시간 단축 현장 안착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 따르면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이 인력을 신규 채용하면 1인당 3년간 매달 60만원을 지급 받는다. 종전보다 월 20만원 늘어난 것이다. 증액분은 2020년 제도가 전면 시행되기 전에 고용을 늘려도 똑같이 적용된다.


일자리보조금은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는 기업 입장에서 요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그대로 강행하면 기업이나 근로자 모두 피해를 볼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영업자의 타격이 너무 크다. 중소기업은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일감이 몰릴 수 있는데 일률적인 근로시간 단축은 납기를 맞추는 데 치명타가 된다. 건설과 정보기술(IT) 분야 또한 업종 특성상 일감이 한꺼번에 몰린다. 근로자 입장에서 일한 시간이 줄어든 만큼 보수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취약층 근로자일수록 이런 충격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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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착륙 방안의 한계는 명확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미봉책이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원은 최대 3년에 불과하다. 나랏돈의 고용 효과 역시 한시적일 뿐 지속 가능성은 떨어진다. 추가 고용이라도 비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남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조장하는 것은 더 우려스럽다.

여야 정치권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2022년까지 보완장치를 마련하라는 부칙을 뒀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7월 시행을 앞둔 산업현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간다고 아우성이다. 일본과 유럽 국가 수준으로 탄력근로시간을 연장하고 근로시간 단축 예외 업종을 확대하는 것이 그나마 충격파를 흡수하는 현실적 방안이다. 정부와 국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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