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브라질까지 번지는 신흥국 리스크 예의 주시해야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신흥국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1·4분기 경제활동지수가 이전 분기보다 0.13%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12차례 연속 내렸던 금리도 자금이탈 우려가 커지자 6.5%로 동결했다. 사상 최악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던 브라질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몰려온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라질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터키도 리라화 가치가 석달 새 15%나 떨어지며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반면 미국 국채금리는 7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부에서 나오는 6월 위기설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신흥국 불안이 당장 우리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3,984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과 계속되는 경상수지 흑자, 중국 같은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등 든든한 방어막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신흥국에서 자금이탈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우리도 안전지대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사상 최악의 고용불안에다 침체국면 초입에 진입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마당에 신흥국 리스크의 불똥까지 튄다면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연출될 리 없다.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된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지적을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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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발생 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는 피해를 줄일 수 없다. 미리 방파제를 쌓고 경계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신흥국과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기업과 산업에 대한 철저한 구조조정은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자본과 노동력 투입 위주에서 벗어나 서비스·기술 기반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정부의 지원정책도 경쟁력 있는 기업 위주로 펼쳐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시장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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