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자원.에너지빅뱅...갈림길 선 한국] '뚝심' 베트남·미얀마광구 미운오리서 '백조'로 변신

환란때 매각압박 버티고 인내

개발 수익 창출에 7~15년 소요




베트남 휴양도시 붕따우에서 320㎞ 떨어진 11-2광구 해상 플랫폼에서는 15년째 천연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선동수 한국석유공사 베트남사무소 부장은 웰헤드(유전 플랫폼)를 가리키며 “ 3,500m 해저에서 가스를 뽑아 올려 해저 가스관을 통해 베트남에 공급한다”며 “10년 이상 장기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2광구의 시작은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정부가 광구를 분양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공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고 글로벌 석유업체를 제치고 승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탐사는 일시 중단됐다. 공사 관계자는 “외화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해외자원개발에 손가락질하는 비난과 매각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고 회고했다. 공사의 베트남 지역 두 번째 광구인 15-1도 유사한 과정을 거쳐 애물단지에서 ‘노다지’로 변했다. 설움을 딛고 성공을 일군 사례는 미얀마에도 있다.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가스전은 현재 ‘성공신화’로 꼽히지만 불과 10여년 전에는 ‘애물덩어리’였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인도 파트너들이 철수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 누적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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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광구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위험감수’와 ‘인내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표 사례다. 자원개발은 탐사에만도 수년이 걸리고 개발 후 수익을 얻기까지 7~15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성공률도 15.7%에 불과해 웬만한 뚝심으로는 장기투자가 불가능하다. 정우진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장은 “우리 정부는 외환위기 당시 개발하던 광구 대부분을 매각했다”며 “당시 매각하지 않았던 광구들이 20년이 지나 ‘보물’이 됐다”고 말했다. /붕따우=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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