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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배구조 의결권 결정, 일정 쫓기는 국민연금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키를 쥔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결정 작업이 시간에 쫓기고 있다. 주총일 2주 전 주총 공고가 나온 후 본격 논의를 시작하고 여기에 투자심의위원회와 의결권자문위원회 두 조직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쳤다. 촉박한 일정으로 자칫 인기 투표식 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는 다음 주께 투자위원회를 열고 모비스 분할 및 글로비스와의 합병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한다. 투심위 내부적으로는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이 가지는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찬반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정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의결권 전문위가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투심위가 자료를 전달해야 한다. 투심위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서를 참고한다. ISS 등 일부 의견은 받았지만 아직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의견서를 전달하지 않았다. 투심위가 꼭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의 입장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많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기다리는 상황.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관계자는 “아직 찬성 반대 입장을 정하지 못했고 의견을 계속 나누고 있다”며 “17일 전달할지 안 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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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내 경제 및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임에도 관련 논의를 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의결권 전문위원 8명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일정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주 22일 부처님오신날 휴일로 인해 29일 모비스의 주총까지 5영업일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 주에 투심위가 열리면 전문위원들이 자료를 검토하는데 가능한 시간은 하루에서 이틀 남짓이다. 실제로 17일 오전 한 의결권 전문위원은 “아직 관련 내용을 받지 못해 신문 지면에 나오는 정도의 정보로만 알고 있다”며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전문위원들이 대부분 회계나 재무 등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라고 하지만 빠듯한 일정에 자칫 날림식 검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의결권 전문위원들이 난상 토론을 한 후 찬반 결론이 안나 여러차례 투표를 해 의견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촉박한 일정에 자칫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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