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국부펀드 KIC "엘리엇과 투자계약 해지 검토"

5,000만弗 엘리엇펀드에 투자

ISD 제소로 이해상충 발생 우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은

엘리엇의 판단에 따를 것"

최희남 KIC 사장이 1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IC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저먼트가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진행하며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엘리엇펀드와 투자계약해지 검토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가 위탁한 자본을 운용하는 KIC로서는 엘리엇의 ISD 제소로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희남(사진) KIC 사장은 엘리엇의 공시 의무 위반 여부와 이해 상충 등을 감안해 엘리엇과 투자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17일 밝혔다. KIC는 기획재정부가 위탁한 75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00만달러(약 540억원)를 엘리엇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KIC는 지난 2010년 대체투자 수단으로 헤지펀드 프로그램을 도입해 엘리엇펀드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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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추진 중이며 7,0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 사장이 언급한 이해 상충은 엘리엇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만큼 국부펀드 위탁사로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시의무 위반은 검찰이 수사 중인 이른바 ‘5%룰’ 위반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3년 전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엘리엇의 공시의무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다만 KIC는 엘리엇과 계약 해지가 국제 투자관계를 고려해 매우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김상준 KIC 부사장은 “100% 이해 상충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사태의 전개방향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최 사장은 “헤지펀드에 위탁한 상황에서는 위탁운용사가 주주권을 행사하게 돼 있어 현대차에 투자한 엘리엇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KIC는 오는 2020년까지 250억달러 이상의 순수익을 내고 위탁자산을 늘려 운용자산을 2,0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체자산의 비중을 현 14%에서 19%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운용자산은 1,341억달러로 이 중 위탁자산이 1,000억달러, 투자수익이 341억달러다. 지난해 총자산 수익률이 16.42%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5.99%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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