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파생상품은 시한폭탄"

프란치스코 교황 장문의 성명

금융시스템 규제 필요성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AFP연합뉴스프란치스코 교황/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금융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시장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보다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바티칸은 15쪽으로 구성된 장문의 성명에서 신용부도스와프(CDS) 같은 파생상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상품은 조만간 폭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시한폭탄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례로 들며 주범으로 CDS를 지목했다. 교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CDS 시장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규모로 커졌다”며 “적절한 규제 없이 이런 상품이 확대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실패에 대한 베팅을 부추기기 때문에 윤리적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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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황은 조세회피와 관련해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이 그림자금융 시스템에 대한 통제를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금융중개 업체들의 조세회피는 실물경제에서 부당하게 자원이 제거되는 것을 뜻하며 시민사회 전체에 해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소득불평등 심화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교황은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복지가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불평등이 여러 국가에서 커지고 있다”며 “극심한 빈곤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도 계속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와 세계경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2015년 볼리비아 연설에서도 그는 과도한 자본주의 추구를 ‘악마의 배설물’로 비유하기도 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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