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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주상욱 “조선 왕 중 제일 잘생겼다는 칭찬, 기분 좋았다”

/사진=윌엔터테인먼트/사진=윌엔터테인먼트



‘대군’과 주상욱의 만남은 옳았다. 작품과 배우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었다.

주상욱은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TV조선 주말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 연출 김정민, 이하 ‘대군’)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 주상욱은 왕의 차남이자 제2의 이방원을 꿈꾸는 도전자인 진양대군 이강 역을 맡았다.

작품을 모두 끝내고 주상욱은 “원하던 왕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예전에 워낙 실장님 역할을 많이 해서 왕을 해보고 싶었다고. MBC ‘선덕여왕’(2009)으로 처음 접한 사극이란 장르는 주상욱에겐 너무나도 재밌는 세계였다. 수염이 잘 나는 편이 아닌데 수염도 멋있고, 의상이나 분장이 너무 멋있었다고.

“그런데 왕이 힘들더라. 하루 종일 앉아서 대사를 하는데 양도 많고 앉아서 딱히 할 것도 없으니까. 그래도 이 왕은 칼질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해서 다행이다. 선한 왕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말만 했을 텐데 강은 할 게 많았다. 사건도 많고 할 것도 많은 왕이었다.”

주상욱이 맡은 역할은 단순한 왕이 아니었다. 권력을 누리기 위해 형제에게도 등을 돌리는 악역이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서사를 배경으로 주상욱이 그려낸 이강은 악역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짠한 악역이 됐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폭발적으로 내비치며 분노하고, 또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주상욱 역시 스스로 악역 연기에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그러기까지 걱정과 노력이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다. 수양대군은 우리 머릿속에 다 있다. 워낙 하도 많이 다룬 인물이다. 가장 최근에는 영화 ‘관상’에서 너무 재밌게 봤다. 이정재 선배를 너무 멋있게 봤다. 모든 시청자들 머릿속에도 그게 있지 않겠나. 그래서 걱정이 있었다. 저는 그냥 수양대군을 생각하지 않고 강을 생각하고 연기를 하려 했다.”

그렇게 완성한 이강이라는 역할. 만족감이 크지만, 마음 한 편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선덕여왕’이 62부작이었다면 ‘대군’은 20부작이었다.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시간을 투자했으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강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그래도 결론은 “만족한다”였다.


“저도 사람인지라 악역이라고 해서 너무 욕만 먹으면 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무리 연기자는 욕먹는 거라지만 단순하게 악역만 하면 그렇지 않나. 작가님, 감독님이 고민한 흔적이 대본에 다 나와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리고 즐겁게 연기했던 게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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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욱의 연기를 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역대 조선 왕 중 제일 잘생겼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주상욱 역시 해당 반응을 봤다는 것이다. 아내이자 동료 배우인 차예련이 재밌는 반응이 있으면 캡처해서 주는데 거기에 있었다고.

/사진=윌엔터테인먼트/사진=윌엔터테인먼트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시청자들이 또 다음에 사극을 보고 왕을 보고 하시면 그때 ‘대군’에서 그 왕이 참 멋있었는데 하고 추억하실 수 있으니까. 굉장히 기억에 남을만한 왕을 한 거 같아 기분이 좋다. 물론 금방 까먹겠지(웃음). 그래도 잘생겼다는 칭찬보다는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이 좋다. 잘생긴 건 다 아니까.”

‘대군’은 주상욱 본인도 만족한 동시에 작품 자체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V조선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드라마 중반, 배우들은 시청률 공약을 내세우며 5%를 목표했고, 기적처럼 마지막 회에서 5.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주상욱은 “충격적인 시청률”이라고 놀라워했다.

“요즘에는 공중파도 5% 나오는 게 많지 않은데 5%가 넘었다. 저는 첫방에서 1%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 2회에서 3%가 넘은 거다. 그 다음에 점점 떨어졌지만 대본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 분명히 지금보다는 오를 거라고. 물론 5%를 상상하지는 않았다. 포상휴가 내가 보내줄 게 말도 안 되는 얘기도 하려다가 가능한 거로 하자고 했는데 충격적인 것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그에 따르면 TV조선의 분위기는 ‘난리 났다’는 정도였다. 방송사 개국 이래 가장 높은 성적이니 그럴 수밖에. 그런데 이쯤 되면 또 다른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혹시 종편 중에서도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TV조선이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 했으면 어떨까하는 것이다.

“다들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걸 다른 방송사, 공중파에서 했으면 지금보다 더 높게 나올 확률이 있지 않겠냐고.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 아쉬움도 없다. 공중파였으면 캐스팅이 바뀌지 않았을까(웃음). 여러 가지 변수가 있으니까.”

그러면서 주상욱은 ‘대군’의 인기를 몸소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만약 시청률이 적당히 나오거나 잘 안 된 작품은 매일 밤을 새고 촬영을 해도 ‘요즘에 작품 안 하시냐’는 반응이 나와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군’은 반응에서도 힘을 얻었다고.

“작품이 잘되면 사람들이 다 작품 얘기를 한다. 백화점이나 식당에 가도 ‘주상욱씨 반가워요’가 아니라 ‘대군 잘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만족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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