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초보 기자아빠의 '공감육아'] 내 아이가 세상과 만날 마지막 관문 '출산'

<8> 자연주의 출산과 제왕절개

자연주의, 산모 빠른 회복 도와

사주 위해 제왕절개 선택하기도

美학회 "우월여부 가릴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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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 왕세손빈 케이트 미들턴은 셋째 아이 루이스 왕자를 출산한 후 지나치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 화제였다. 출산 7시간 만에 남편 윌리엄 왕세손과 셋째 아이를 안고 7cm 하이힐을 신은 채 등장한 것이다. 그녀의 얇은 팔과 다리는 출산 후 붓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메이크업과 화사한 레드 드레스도 착용했다. 이에 당시 전 세계 엄마들은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출산 7시간 후:케이트 vs 나’라는 멘트와 함께 현실적인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기자의 아내도 분만대기실에서 22시간의 진통을 겪은 후에야 3.31kg의 아이를 출산했다. 첫 출산에서 긴 산통과 출산 후 회음부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회복하는 데 두 달 넘게 걸렸다.

미들턴의 출산 후 완벽한 모습 때문에 비판이 제기됨과 동시에 출산방법에도 관심이 쏠렸다. 영국 왕실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외신들은 ‘히프노버딩’ 방식으로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히프노버딩이란 산모에게 출산 완화 주사 등 의료상의 기법을 줄이고 대신 호흡법과 명상,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이다. 심리 조절로 근육을 이완시키고 고통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명모델 지젤 번천과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도 이 출산법을 사용했다. 국내에서는 자연주의 출산으로 소개된 바 있으나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확산하지는 못했다.


임신부가 겪는 출산 고통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런데도 임신부가 분만 전 겪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임신부 10명 중 7명은 ‘출산 전 공포나 두려움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더 산모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분만 과정에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에 자연분만을 거부하고 제왕절개를 종종 선택하기도 한다. 제왕절개는 고대 로마제국의 지도자였던 시저가 복부를 절개하는 분만술로 태어나면서 제왕을 낳는 방법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최근엔 점술가로부터 사주 좋은 날을 받아서 출산일을 정하고 애를 낳는 ‘출산 택일’을 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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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마취에 의한 합병증, 과다출혈, 장기 내 유착, 감염 위험 등의 요인들이 자연분만보다 더 높다. 출산 후 회복 기간도 자연분만은 출산 당일부터 평균 2박 3일 이후 퇴원하지만, 제왕절개는 5~7일 동안 입원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제왕절개로 분만했던 산모가 브이백(VBAC·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더 이점이 많다는 것을 인식한 산모들이 둘째만큼은 자연분만을 통해 출산하고자 브이백을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둘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인류 고대부터 내려오던 자연분만법 중 하나인 수중분만은 양수와 동일 조건의 물속에서 아기를 낳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최초로 시도됐다. 누운 자세가 아닌 물속(양수와 같은 농도의 염분을 지닌 소독된 용액)에 앉은 자세로 분만한다. 골반이 잘 벌어지고 힘을 주기도 쉬워 태아의 상태뿐만 아니라 산모의 진통과 출산에 대해 두려움과 긴장을 줄여준다. 또 양수와 같은 약 30도의 물속에서 진행돼 뛰어난 자궁 수축으로 일반 분만보다 회음 열상이 적고 분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최근 산모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태아의 감염 및 모성 감염의 위험이 있고 수중 진통 시 태아에 지속적인 감시가 어려운 단점은 있다.
slypdh@sedaily.com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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