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재의 향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한때 '못생긴 불상'으로 불렸지만 고려 개성파 명품

국보 제323호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323호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사진제공=문화재청



충남 논산시 관촉사의 국보 제 323호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 18.12m에 폭이 9.9m인 국내 최대규모의 불상이다. 은진면에 위치하고 있어 ‘은진미륵’으로도 불린다. 손가락 하나가 어린아이 몸통 만한데 그 끝에는 가느다란 청동으로 만든 연꽃이 앙증맞게 들려있다. 거대함으로 압도하는 이 불상은 개성있는 외모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얼굴은 거의 사각에 가깝고 이목구비가 선명하면서도 넉넉하다. 워낙 얼굴이 큰 데다 머리 위에 쓴 원통형 관이 지나치게 높아 자칫 ‘가분수’로 보이기도 한다. 생동감 있는 얼굴과 손에 비해 옷주름과 몸통은 다소 밋밋한 편이다. 이 관촉사 불상은 고려 초 왕권 강화에 힘쓴 광종이 968년 착공을 지시했다. 지방에서의 영향력 강화라는 정치적 배경을 깔고 왕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승려 조각장 혜명이 100명의 조각장과 함께 37년간 공을 들여 1006년에 완공했다. 허리 아래쪽과 위쪽 만들어 붙인 것인데 무거운 돌을 세우지 못해 고민하는 혜명 앞에 모래 위에서 돌쌓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나타나 해법을 알려주고는 사라졌다는 설화가 전한다. 앞선 통일신라의 불상이 당나라의 영향으로 이상적 우아미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 고려 불상은 파격적이고 대범한 미감으로 중생을 어루만진다. 한때 ‘못생긴 불상’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고려 특유의 개성과 독창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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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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