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지주 전환 우리은행 금융사 쇼핑 나선다



[앵커]


우리은행이 내년 초 금융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하면서 인수·합병 이슈가 금융권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금융지주로의 전환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목적이 있는 만큼 우리은행은 금융사 쇼핑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KB금융과 신한금융 등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금융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금융권의 인수·합병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Q. 정기자, 우리은행이 내년 초 우리금융지주로 탈바꿈하면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도 빨리 갖춰야 할 텐데요. 최근 금융권 인수·합병은 수 조원의 비용이 들곤 하는데 여력은 충분합니까?

[기자]

네, 다른 금융지주들과 맞경쟁을 하기 위한 것이 지주전환의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증권사 등 현재 비어있는 자리를 채울 필요가 분명 있는데요.

반대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인수·합병을 더 수월하게 하려고 금융지주 전환이 먼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은행법은 자기자본의 20%까지 출자 한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은 약 20조원으로 은행법상 출자 한도는 약 4조원, 여기에 현재 자회사 등 출자액을 빼면 7,000억원 정도가 신규 출자 여력으로 남습니다.

조 단위에 이르는 보험·증권사 인수에는 턱없이 부족한 셈인데요.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의 130%까지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자기자본에 변동이 없어도 6조원 이상의 추가 출자 여력이 생깁니다.

[앵커]

Q. 우리은행이 인수·합병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는 셈이군요.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지주로 전환하며 전력보강을 원하는 분야는 어딥니까?

[기자]

네 우선은 자산운용이나 캐피탈사 등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을 먼저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산운용업은 삼성이나 미래에셋·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대형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중소형사가 인수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우리은행은 기존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로 설립하는 식으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은행과 시너지 효과가 큰데다가, 최근 비은행 업종 중에서 분위기가 좋은 탓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순이익은 5,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이 같은 순익 규모는 한해 전과 비교해도 30% 가까이 증가한 수준입니다.

현재 부동산신탁회사는 11개사로,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만 부동산신탁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이밖에 우리은행이 사모펀드를 통해 이미 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도 인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련기사



[앵커]

Q. 우리은행이 금융사 쇼핑에 나설 경우 이른바 ‘빅딜’이라 불릴만한 이슈는 아무래도 증권이나 보험 쪽에서 나올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당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은행이 삼성증권을 사들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증권업 진출은 두 가지 방향의 전개가 예상되는데요.

우선은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입니다.

이 방식은 돈을 들이지 않고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은행이 줄곧 검토해왔습니다.

하지만 종금사가 증권사로 전환된 사례가 없어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해 줄지 미지수고, 우리은행으로서도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종금을 그대로 놔둘 경우에는 결국 기존 증권사를 사들이는 수밖에 없는데요.

이때 대상이 삼성증권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5년 삼성과 롯데그룹 간 화학계열사 빅딜이 진행될 때 삼성증권도 매각 검토 대상이라는 소문이 돌았었기 때문인데요.

삼성증권은 업계 3∼4위권으로 종합금융그룹 1위가 목표인 우리은행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눈독을 들일만 합니다.

이밖에 증권업은 자산 규모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과 기존 증권사 인수를 모두 추진해 합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Q. 보험사 인수의 경우 업계 1위를 두고 싸우는 KB금융과 신한금융도 눈독을 들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 경쟁에 우리은행이 뛰어들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네, 우리은행이 가장 말을 아끼는 분야가 보험업 진출입니다.

민영화에 성공했을 당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주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과 관련해 “보험사 인수를 가장 나중에 고려할 것”이라며 “마지막 퍼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손태승 행장이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우리은행은 과점주주형태로 민영화가 됐는데요.

동양생명과 한화생명 등 과점주주들의 사업영역과 겹치기 때문에 보험사 인수를 위한 이사회 설득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최근 보험업권은 오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이 큰 상황인데요.

인수만 하려 해도 큰돈이 필요한데 인수 후 새 회계기준 대응까지 부담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인수는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관망하는 게 나은 셈입니다.

정훈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