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회초년생 재테크 도장깨기] “금테크는 분산투자 차원 정도로 생각해야”

세계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금시세

골드바, 금통장, 금 펀드, 금 ETF까지

사회초년생에겐 금통장이나 ETF가 적합

자료사진. /연합뉴스자료사진. /연합뉴스



금테크는 금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재테크 방식이다. 사회초년생이 금테크를 시작하고 싶다면 분산투자 차원에서 소액투자를 하는 게 좋다. 자산규모가 어느 정도 있어야 의미 있는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금테크는 사회초년생이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삼을 수는 없다. 대신 금을 조금씩 사 모아 대체 자산을 마련해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자산규모가 큰 소비자들만 금테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 은행에서 금통장을 만들어 금을 직접 조금씩 사고 팔 수 있고, 또 금 펀드나 금 ETF를 이용해 소액투자도 할 수 있다.

우선 금테크로 돈을 벌고 싶다면 국제 뉴스를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세계경제에 따라 금 시세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불안하면 금 시세는 오른다. 반대로 세계경제가 안정세라면 금 시세는 내려간다. 이는 금이 안전자산이기 때문이다. 불안할 때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고, 안정적일 때는 다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심리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상승선을 타고 달러가치가 올라 금 시세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2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등 세계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아 금값의 하향세는 한정적이었다. 트럼프가 다시 북미회담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금값은 또 그에 맞게 조정될 수도 있다.

금값이 하락했다고 지금 당장 금을 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앞으로 계속 회복될 거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어 금 시세가 앞으로 올라갈 확률은 그만큼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 금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으니, 결국 금 시세 전망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일 것이다.

이러한 금테크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금의 실물거래를 직접 하는 골드바,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 금을 사는 금통장, 금에 투자하는 금펀드다. 주요 시중은행들이나 증권사의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금을 직접 거래하거나 금 투자를 할 수 있다.

골드바는 말 그대로 금을 직접 사고파는 것이며 장기투자가 적합하다. 금은 은행이나 증권사를 가도 살 수 있다. 금을 사고 팔 수 있는 다양한 거래소가 있지만 한국거래소의 KRX금시장이 거래수수료가 가장 낮다. 매매차익도 비과세다. 그래도 금을 사고 팔 때는 부가가치세 10%와 함께 수수료를 5%를 내야 하니 금을 팔 때는 살 때보다 15% 넘게 값이 올라간 상황이어야 수익을 낸다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금 1g당 45,000원, 1kg이 4,500만원 정도 가격이니 자산규모가 어느 정도 있어야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사회초년생이 골드바를 살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전문가들은 사회초년생이 금테크를 한번 시작해보고 싶다면 분산투자 차원에서 금통장이나 금펀드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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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만드는 금통장은 현금을 계좌에 넣으면 그 현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으로 환산해준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비트코인 하나를 다 사기엔 비싸니 비트코인의 일부만 사는 것처럼, 금통장도 실물 금을 받는 것과 달리 금을 갖고 있는 권리를 산다는 개념이다. 그래서 소액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금통장에서 나중에 돈을 찾을 때는 통장에 있는 금의 실물 또는 시세에 해당하는 돈을 돌려준다. 매매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도 내지 않는다. 금시세 매매차익이 배당수익이 아니므로 배당소득세 15.4% 과세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또 금통장은 중도해지나 환매에 따른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조금 복잡한 것은 금통장은 국제시세로 거래하는데, 국제시세는 달러 기준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달러의 환율에 영향을 받는데, 즉 달러가치가 높고 원화 가치가 낮을 때 금통장에서 돈을 찾으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거꾸로 달러가치가 낮고 원화 가치가 높으면 수익은 적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통장으로 금을 사고 팔 때 수수료 1%가 추가된다.

또 하나 주의사항은 금통장이 예금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통장이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는 예금계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매매차익을 위한 입출금계좌일 뿐이다. 따라서 금값이나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 2000만원 이상 이자를 얻으면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되기도 한다.

한편 금 펀드도 금통장과 마찬가지로 금에 대한 소액투자가 가능한 금테크 방식이다. 금 펀드는 소액투자자들이 매월 적립식으로 각국 증시에 상장돼있는 금광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그리고 원자재 선물 등에 투자하는 파생형 펀드가 있다. 금 펀드는 그래서 금통장과 달리 간접적인 금 투자 방식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금 펀드를 사회초년생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우선 금 펀드는 금이 아닌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금 시세와 연관 없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해당 기업이 경영상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팀장은 “금 펀드는 기업투자 형식이라 금 시세와 펀드 수익이 연동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상대적으로 금 펀드 수수료가 금통장의 수수료보다 높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펀드에서 얻는 수익은 배당수익으로 과세 대상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PB센터장은 “사회초년생은 금 관련 지수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 ETF는 금과 관련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로 주식시장에 상장돼 금을 마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금의 선물 가격을 따르는 ETF는 금 가격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ETF는 8.26%의 1년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 센터장은 “금 ETF에 들어 금이 어느 정도 싸다 싶을 때 조금씩 사 모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사회초년생이 금테크를 하기는 여유자금이 적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비용이 적게 드는 상품을 중심으로 금을 조금씩 모으면 대체 자산이 생겨나니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좋다”며 “금테크는 분산투자 차원이 아니라면 사회초년생에게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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