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金, ‘판문점 수시 정상회담’ 첫 발 뗐다

앞서 임종석 "정상회담, 특별 사건처럼 진행 않고 수시로 판문점서 만나는 것이관심사"

4·27 때는 군사분계선 첫 만남→의장대 사열→도보다리 회담→만찬→공연 관람

이번엔 ‘미니’ 의장대 사열, 배석자 한 명씩만 둔 채 '실무형' 회담

4·27 이후 온도 차 보이는 北 진의 묻고 北 요구사안 경청했을 가능성

북미 회담 성공적 개최에 뜻 모았을 듯

文 대통령, 내일 오전 10시 직접 결과 발표...생중계 예정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26일 ‘깜짝’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은 청와대가 구상해온 ‘판문점 수시 정상회담’ 모델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

4·27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1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의 정례화,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을 통한 회담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관심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의 평가가 좋으면 판문점 회담이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부가 굉장히 저희한테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판문점 회담 성격과 묶어서 하면 정상회담이 특별 사건처럼 진행되지 않고 정례적으로(열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중요한 어떤 문제가 걸린다면 직접 (정상 간)핫 라인 통화, 또는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을 통한 회담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관심 사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남북 정상회담은 정부가 염두에 둔 ‘판문점 수시 정상회담’, ‘판문점 셔틀 정상회담’을 실행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 이날 정상회담의 키워드는 ‘실무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가 제공한 영상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까지 차를 타고 이동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영접을 받았다. 의장대를 사열했지만 4·27 정상회담 때의 의장대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제공한 사진과 영상에 양 정상이 식사를 하거나 공연 등을 관람하는 장면은 없었다. 이에 양 정상이 마주 앉아 최근 한반도 현안, 북미 정상회담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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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5.26 /사진제공=청와대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5.26 /사진제공=청와대


이는 과거 정상회담과는 다르게 ‘실무형’ 회담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때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서로 남북 영토를 밟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후 오후에는 도보다리 회담을 가졌으며 만찬도 함께 했다. 만찬에 오른 평양냉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남북 정상은 회담장이었던 판문점 평화의 집을 비추는 공연도 관람했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 시간은 12시간 가량이었다.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도 2박 3일로 진행됐으며 2000년 남북 정상회담도 평양에서 2박 3일간 열렸다. 두 차례 모두 각종 공연 관람, 성대한 의장대 사열, 선물 교환 등이 있었다.

양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됐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김 위원장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북한에서 유화 메시지가 나오자 25일(현지 시간)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그 일정도 연장될 수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때 나눈 대화 내용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조언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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