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시킨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했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로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은 박 전 대표는 9시47분경 서울중앙지검 출입구에 나타났다. 취재진이 ‘노조 와해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가’ ‘미래전략실 누구한테 보고했나’ 등을 물었으나 “조사 잘 받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조 파괴 전략 다 본인이 지시한 것인가’ ’본사 누구한테 지시하거나 보고했나’ ‘염호석 시신 탈취 경찰 누구와 소통했나’ 등의 질문에도 “말씀드리기 어렵다” “수고들 하세요”라고 답하고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CS경영센터장(전무)을 맡는 등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로 자리를 옮겨 2016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박 전 대표를 상대로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혐의를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윗선’과의 지시·보고 관계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위장 폐업과 표적 감사, 금품 회유 등의 수단을 동원해 노조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는 데 삼성전자 차원에서 개입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앞서 노조 대응조직인 ‘종합상황실’ 실장을 맡아 노조 와해 실무의 총책임자를 맡고 모회사 삼성전자에 주기적으로 보고해온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를 이달 15일 구속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 15일과 24일 각각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콜센터와 삼성전자 본사 경영지원실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