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가 일자리 감소...親勞정책의 역설']대형마트 '23시 폐점 시대'…고객 불만·협력사 매출 감소 어쩌나

수익 주는데 영업시간 단축 불가피…전 점포로 '울며 겨자 먹기' 확대

0215A02 대형마트



오는 7월부터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줄면서 유통업체들이 백화점·마트의 영업시간을 잇달아 단축하고 있다. 이제 대형마트는 ‘오후11시 폐점’ 시대가 열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영업시간 단축이 소비자 불편과 협력업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른 오전이나 늦은 밤 매장을 찾는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백화점·마트 등이 늦게 문을 열거나 일찍 폐장하면 누군가는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6월1일부터 서울역점과 빅마켓 5개 매장을 뺀 전 점포의 영업 종료시간을 종전 자정에서 오후11시로 한 시간 앞당긴다고 31일 밝혔다. 당초 49개 점포만 시범적으로 영업시간 단축을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일부만 영업시간을 조정하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전 점포로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자정까지 근무하는 인원 가운데 10%가량을 피크 시간대인 오후2∼5시로 전환해 상품 보충과 계산대 운영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시간대별 매출을 보면 오후11시 이후 매출 비중은 1.5%로 가장 낮은 반면 오후2~5시의 매출은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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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마트(139480)는 올해 초부터 전 점포의 영업 종료시각을 자정에서 오후11시로 한 시간 앞당긴 바 있다. 신세계그룹에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데 따른 조치다. 홈플러스도 안산 고잔점, 전남 순천 풍덕점 2개 점포의 폐점시간을 자정에서 오후11시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경우 자정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이 밖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1일부터 영등포·경기·광주점 세 곳의 개점시간을 기존 오전10시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췄다.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이 문을 연 이래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오전10시30분 개장’ 관행을 깬 것이다.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전 시간대 영업시간을 줄여 고객·협력업체·직원 반응과 효과를 테스트하고 있다.

유통의 영업시간 단축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현장직원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영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숫자는 적지만 이른 오전이나 늦은 밤 시간에만 쇼핑을 하는 특수 계층은 백화점·마트 이용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백화점·마트뿐 아니라 협력업체 매출 감소도 예상되고 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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