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가 일자리 감소...親勞정책의 역설']인건비 덫에 불 끄는 '심야영업'…무인주문 늘어 '내일 잃은 알바

[사라지는 '24시간 편의점']

지난달 '이마트24' 신규 점포 중

10곳 중 0.6곳만 24시간 운영 택해

[프랜차이즈 키오스크 급증]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 등

올 무인주문매장 70% 넘어설 듯






# 지난 2015년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프랜차이즈 최초로 도입한 롯데리아는 올해 말께 키오스크 설치매장 비중이 7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매장 설치에 속도가 붙지 않았지만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키오스크를 설치하겠다는 매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5월 현재 롯데리아 매장의 절반가량이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키오스크를 도입한 지 채 2년이 안 된 맥도날드도 이미 절반 이상의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이 유통 시스템을 급격하게 바꿔놓고 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업소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의 상징인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주들도 늘고 있는 상태다. 한 예로 이마트(139480)24의 경우 올해 4월에 점포를 새롭게 오픈한 점주 10명 중 심야영업을 택한 비율은 0.6곳에 불과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유통 시스템은 또 한번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 점원이 주문을 받는 점포는 사라지는 등 노동정책 변화가 대규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매장에 설치된 무인주문기. /사진제공=롯데리아롯데리아 매장에 설치된 무인주문기. /사진제공=롯데리아


◇ 사라지는 편의점 24시간 영업=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문을 연 점포 110곳 중 24시간 영업하기로 계약한 곳의 비율은 약 6.36%에 그쳤다. 점포 10곳 중 0.6개가 24시간 영업을 택했다는 뜻이다. 총 영업점 가운데 심야영업을 하는 점포의 비율도 지난해 말 31.8%에서 지난달 말 기준 26.6%로 감소했다. 이마트24가 최근 몇 년 동안 매장 수를 적극 늘려온 점에 비춰봤을 때 24시간 영업을 택하지 않는 점주가 늘어난 셈이다. 이마트24의 경우 점주에게 심야영업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매달 새로 내는 점포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24시간 영업 계약을 택하는 점포 수도 변동이 있다”며 “하지만 심야영업을 택하는 점포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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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편의점의 경우 아직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점포가 눈에 띄게 늘지는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정된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다음달부터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가맹점주들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3월부터 시행된 개정 시행령은 편의점 점주가 심야 시간대 영업 손실이 발생하면 본사에 영업 단축을 요구할 수 있는 최소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단축을 요구할 수 있는 기한이 짧아진 점을 고려해 3월부터 손실을 집계하고 나면 다음달쯤부터 단축을 요구하는 점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회장은 “인건비 부담 등이 있어도 편의점 본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포기하기 쉽지 않아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점점 24시간 운영을 포기하는 점주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맘스터치의 무인주문기. /사진제공=해마로푸드맘스터치의 무인주문기. /사진제공=해마로푸드


◇키오스크 미운영 업체도 속속 도입=키오스크 설치 매장도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키오스크 도입에 나섰던 롯데리아의 경우 5월 현재 전체 매장 1,350곳 중 56%인 762개 점포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직영점 109개에는 모두 설치됐다. 지난해 말보다 14% 늘어났다. 롯데리아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점포 10곳 가운데 7곳에 키오스크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5월 현재 전체 매장 420곳 가운데 220곳(52%)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버거킹도 올 4월 말 기준 전체 매장 309곳의 절반에 달하는 150여곳에 키오스크를 도입한 상태다.

키오스크 설치에 소극적이던 업체들도 도입에 뛰어들고 있다. SPC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2곳에 불과했던 키오스크 설치 매장을 올해 5곳까지 늘렸다. 한남점을 비롯한 일부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자판기인 ‘아이스크림 ATM’과 셀프오더 시스템인 ‘해피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SPC는 지난달 오픈한 쉐이크쉑 7호점인 센트럴시티점에도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맘스터치 역시 올해 전국 1,130여개 가맹점 가운데 20여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우선 설치한 후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키오스크를 도입하지 않은 프랜차이즈들도 키오스크 도입 사례를 스터디하며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모 대형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무인점포로 스타벅스에 맞서 돌풍을 일으킨 ‘루이싱커피(luckin coffee)’ 사례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박준호·변수연기자 violator@sedaily.com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마트24 성수 백영점. /사진제공=이마트24야간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마트24 성수 백영점. /사진제공=이마트24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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