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합성화학약서 바이오로...신약개발 지도 바뀐다

보툴리눔독소·유전자재조합 등

작년 바이오 허가품목 58% 늘고

신약 후보물질의 절반이상 차지

글로벌 의약품시장 추세 반영

국내 의약품 시장의 무게 중심이 합성 화학(케미칼)약에서 바이오(생물) 의약품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내 인허가를 받아 출시를 준비 중인 항체·유전자재조합 의약품 수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트렌드 역시 바이오로 옮겨가는 추세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놓은 ‘2017 의약품 허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받은 바이오의약품은 49개로 전년(31개) 보다 58.1%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해 제조한 의약품으로 생물학적 제재, 유전자 재조합의약품, 세포배양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을 포함한다. 지난해 허가받은 바이오의약품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백신·보툴리눔독소 등 생물학적제제 8개 △호르몬·항체 등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29개 △인태반 유래 의약품 10개 △세포치료제 1개 △유전자치료제 1개 품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허가·신고된 의약품의 총량은 2,104개 품목으로 전년(2,845개) 보다 26%가 줄었다.


식약처 측은 지난해 허가·신고 의약품의 특징으로 △복제합성의약품(제네릭)의 허가 감소 △생물의약품 허가가 큰 폭으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허가받은 완제의약품 2,049개 가운데 화학의약품은 1,921개(복제약 1,711개)로 아직은 화학의약품의 비중이 높지만 바이오의약품의 비중도 기대 이상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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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과 신약개발 벤처, 연구기관·대학들이 연구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절반 이상이 바이오의약품이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지난 2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기업·연구소·대학 등에서 개발 진행 중인 전체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6.4%를 차지하는 527건의 파이프라인이 바이오의약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중 83.3%가 후보 물질 발굴(192건)과 동물실험 등을 의미하는 전임상 단계(247건)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보면 국내 제약사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신약 개발 초점이 주로 바이오의약품에 맞춰졌다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이 같은 경향은 바이오의약품에 무게 중심이 쏠린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추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2010년 18%에서 2016년 25%로 늘어났으며, 오는 2022년 29%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도 10개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낮은 보험 약가와 규모가 적은 내수 시장의 한계로 신약개발 기업은 모두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첨단기술 기반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신고된 의약품 가운데 효능 측면에서는 중추신경계용 의약품이 346개(16.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혈압강하제 등 순환계용 의약품이 327개(16.0%), 대사성의약품 및 당뇨병치료제 189개 품목(9.3%)으로 조사됐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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