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7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어제 정부와 버스업계가 만나 현행 수준의 운행이 가능하도록 노사정 합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주 52시간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내년 7월부터는 버스 기사가 1만7,000명 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조사돼 기사 수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창신기자입니다.
[기자]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버스운전기사수는 8만3,712명입니다.
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오는 7월까지 추가로 필요한 버스기사는 8,854명이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작되는 내년 7월엔 1만7,797명이 충원돼야 합니다.
지금보다 20% 넘는 인력을 1년 안에 뽑아야 한단 뜻입니다.
업계에선 근로시간이 단축돼 근무여건이 개선되기는 하지만 버스기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버스운전은 3D업종, 질 낮은 일자리다“면서 ”기사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아 꼭 이 일을 하겠다는 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특히 “주말에도 버스가 운행돼야 하는 만큼 주말에 여가를 즐기려는 젊은 층 채용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은퇴자 등이 버스기사로 취업하려해도 당장 현장에 투입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버스운전을 하려면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20세 이상이면서 운전경력 1년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업계에선 안전교육을 추가로 받고 노선을 익히는 등 실제 투입까지 1년 6개월 가량 걸린다는 설명입니다.
일부에선 버스기사의 처우가 보장되면 기사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업계에선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제도는 지자체가 버스에서 나온 수입을 일괄적으로 모은 다음 각 버스회사의 운행실적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버스운행은 각 버스회사가 담당하고 의사결정, 기사 처우개선 등의 책임은 지자체가 지게 되는 겁니다.
지난 2004년 서울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현재 수도권과 부산, 제주 등 6곳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준공영제를 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 1일 9시간 2개조가 근무한다”면서 “월급은 360만~370만원 가량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준공영제를 시행하지 않는 지역의 버스기사 연봉은 1,000만원 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연말쯤 버스 공공성 및 안전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