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은 크게 달라진 부분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실내는 확실히 넓고 고급스러워졌다. 달리는 재미는 실내의 변화를 능가한다. BMW가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X3’ 얘기다.
최근 서울 도심과 도시고속도로에서 BMW ‘뉴 X3 x드라이브 30d M 스포츠 패키지’를 몰아 봤다. 시승 차를 마주한 첫 느낌은 ‘이전 모델과 크게 변화가 없네’ 였다. 전면의 헤드라이트를 육각형 디자인으로 고쳤고 키드니 그릴이 좀 더 커졌지만 체감은 부분변경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5시리즈를 마주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의 존재감 때문에 세대 변경 시에도 체감하는 변화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내부는 다르다. 우선 이전 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이 커졌다. 길이는 4,710㎜로 이전 모델과 같지만 휠베이스가 무려 50㎜나 길어졌다. 자연스레 뒷좌석이 넉넉해 졌다. 여기에 센터페시아 위로 곳은 대형 디스플레이와 6가지 색상이 조합된 엠비언트 라이트는 고급차 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간 온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는 공조장치도 이전 모델과의 차이점이다.
도로로 나서자 BMW가 왜 X3를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이라고 강조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체급에 비해 순간 반응부터 경쾌하다. 뉴 X3 x드라이브 30d에 탑재된 3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265마력의 최고출력과 63.3㎏·m의 최대토크를 내뿜는다. 8단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탁월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5.8초다. 특히 이전 모델보다 하체가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곡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선을 벗어나겠다는 걱정이 안 들 정도다. BMW의 고성능 모델인 M에 장착되는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한 게 첫 번째 이유. 두 번째는 휠 베이스를 50㎜ 늘리면서 앞뒤의 무게배분을 50:50으로 정확히 맞춘데다 공차 중량을 55㎏ 줄인 덕분이다.
뉴 X3에 대한 총평은 BMW가 본연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고급감을 끌어올리는 데 신경을 썼다는 것. 11.3㎞/ℓ로 준수한 복합연비까지 고려하면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8,36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