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폭행 등 갑질 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전 이사장은 4일 오전 10시 20분쯤 고개를 숙인 채 법원에 도착해 “여러분들께 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람을 향해 전지가위를 던진 적이 있느냐’,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적이 있느냐’ 등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 전 이사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과 특수상해, 상습폭행 등 7가지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이 전 이사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나 이튿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한 혐의,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한 혐의도 있다.
법원이 이 전 이사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재벌총수 부인이 경영 비리나 재산 범죄가 아닌 물리력을 행사해 상해·폭행 등 혐의로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