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언제 어디서든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를 찾는다.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에서도 팬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래서 궁금했다. 어떻게 해야 ‘아미’가 될 수 있을지. 지난 주말 기자도 ‘아미’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했다. ‘아미’가 되지는 못했지만 노력했던 흔적이라도 남겨본다.
◇글로벌 오피셜 팬클럽은 모집 끝? 팬카페라도 가입하자
‘방탄소년단 글로벌 오피셜 팬클럽 아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 ID가 필요하다. 그다음 인터파크 ‘아미 5기 모집’ 페이지에서 상품 구매 형식으로 가입하면 된다. 가입비는 2만5,000원이며 팬클럽 활동기간은 지정일로부터 1년이다. 회원카드, 멤버십 키트(기수 내 1회), 방탄소년단 국내 공연 시 선예매 혜택, 방탄소년단 국내 공연시 팬클럽 이벤트 부스 참여, 공개방송 참여 기회, 아미 로또 쇼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 5기 모집은 지난 4월 22일에 마감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식 팬클럽 모집은 보통 매년 4월에 진행한다”며 “지난 4월에 ‘아미 5기’를 모집한 만큼 새로 모집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 팬클럽 대신 공식 팬카페에 가입할 수는 있다. 팬카페에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온다.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은 덤이다.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BANGTAN 이다. 대문자 ‘BANGTAN’ 대신 소문자 ‘bangtan’이라 입력하면 타 친목 카페가 나오는만큼 주의해야 한다. ‘LOVE YOURSELF 轉 Tear’이라는 문구와 함께 빌보드 핫100 10위 곡인 ‘페이크 러브’의 뮤직비디오가 재생된다면 성공이다.
◇팬카페 가입에도 시험이 필요하다?
카페 가입 자체는 간단하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카페 가입하기만 누르면 ‘준회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준회원으로는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 ‘정회원’이 돼야 한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주 금, 토, 일요일에 ‘등업신청_정회원’ 게시판에 ‘등업(등급상향)’을 신청해야 한다.
단순히 ‘등업신청 합니다’라 남기면 안된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이름, 성별과 같은 기초적인 정보에서 방탄소년단의 데뷔일과 같은 간단한 문제 그리고 심화문제 몇 가지를 맞춰야 한다. 게다가 이 심화문제는 매주 달라진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이뤄진 정회원 신청에서는 앨범 관련 2문제와 콘텐츠 관련 3문제가 출제됐다. ‘절대 쫄지 말아, 누가 뭐래도 넌 괜찮아’라는 가사가 들어가는 곡과 2015년 4월 29일에 발매한 앨범 중 아웃트로(마지막)곡의 제목을 묻는 앨범 관련 문제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금세 답을 구할 수 있다.
반면 콘텐츠 관련 3문제는 쉽지 않았다. 첫 문제 “‘Run BTS! 2018 - EP 38’ V앱 영상 자막 중, ‘뷔야 이게 바로 &&&&이라는 거야’에서 &&&&에 들어갈 말”을 찾아야 했다. V앱은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의 일종으로 연예인들의 소소한 일상이 종종 올라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V앱 홈페이지(http://www.vlive.tv)에 접속해 방탄소년단 채널을 선택하면 해당 영상을 찾을 수 있다. 러닝타임은 31분 47초이며 한국어 외에도 21개 언어의 자막을 제공한다. 영상 속에는 방탄소년단이 다양한 퀴즈 등을 푸는 모습이 담겨 있다. 16분 가량 홀린 듯 방탄소년단을 바라보자 ‘뷔야 이게 바로 과유불급이라는 거야’라는 자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왕 절반 이상 본 김에 영상 전체를 보기로 했다.
두번째 문제는 “‘[BANGTAN BOMB]’ ‘‘Rainism’ Spacial stage @MBC 가요대제전 2016 - BTS(방탄소년단)’ 방탄밤 영상 자막 중, ‘무대가 끝난 후 어김없이 돌아온 @@@@ 타임’ 에서 @@@@에 들어갈 말”이다. 유튜브에 관련 영상을 검색하자. 방탄소년단이 해당 무대에서 비의 ‘레이니즘’을 커버한 4분22초 분량의 영상이 등장한다. 화려한 무대가 끝난 3분22초 경 답이 등장했다. 모니터링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무대가 끝나자마자 무대 위에서의 표정 등을 체크했다.
이 기세를 몰아 마지막 문제에도 도전했다.“‘[BANGTAN BOMB] BTS Perfect boys 2015’ 방탄밤 영상 자막 중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있는 **’에서 **에 들어갈 말”이었다. 역시나 유튜브의 힘을 빌렸다. 세번째라 익숙했다. 어렵지 않게 ‘지민’을 찾아 입력했다.
◇스트리밍, 뮤직비디오 인증까지 완료 그런데 등업이 안된다?
다음은 스트리밍 인증, 뮤직비디오 시청 인증이다. 신곡 ‘페이크 러브’를 멜론 등 유료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듣고 이를 캡처해서 인증해야 한다. ‘페이크 러브’는 총 4분 2초의 곡이다. 이중 3분 50초 이상 지난 시점에서 신청하는 날짜가 보이게끔 스크린샷을 누른다. ‘좋아요’도 당연히 눌러야 한다. 뮤직비디오 역시 유튜브에서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를 보고 ‘좋아요’와 ‘구독중’ 버튼을 클릭한 다음 인증샷을 캡처하면 된다.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의 분량은 5분 18초. 5분 이상 시청 이후 캡처 버튼을 누르자.
캡처한 사진들을 앞선 문제의 답들과 함께 ‘등업신청_정회원’ 게시판에 올리면 신청이 완료된다. 캡처한 사진은 함께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댓글로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방탄소년단의 뜨거운 인기를 반영하듯 등업 결과는 신청일부터 평일 기준 30일 이후에 발표된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만 6,000명에 가까운 팬들이 방탄소년단 팬카페 ‘등업’을 요청했다.
그런데 기사를 작성하려 공지를 다시 읽는 순간,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또 다른 규정들이 있었던 것이다.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 닉네임 규정사항’에 따르면 닉네임에는 최소 영어나 한글 2자 이상 있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기자의 닉네임는 영어 하나와 숫자 3개로 이뤄져있었다. 아울러 회원정보는 ‘운영자 공개 이상’, 쪽지 및 메일은 ‘모두 받음’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으나 쏟아지는 스팸메일 때문에 기자는 ‘쪽지와 메일 모두 수신거부’를 기본설정으로 해놓고 있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규정대로 변경한 이후 다음 주말에 다시 등업신청을 하면 됐다. 새로운 문제를 풀고 유튜브와 멜론 스트리밍 인증샷을 다시 찍어 올리면 된다. ‘아미’는 한번의 실수쯤은 관대하게 넘길 여유가 있었다.